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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율 370% 엘앤에프…‘30년 신한맨ʼ CFO 승부수 [나는 CFO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06 00:00

신한금융 시절 ‘메자닌 설계’ 경험
3000억 CB 추진…LFP 본격 투자
오버행·지분 희석 우려 해소 과제

부채율 370% 엘앤에프…‘30년 신한맨ʼ CFO 승부수 [나는 CFO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이차전지 양극재 업계가 한파를 겪는 가운데 류승헌 엘앤에프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가 약 3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 중이다. 실적 악화와 설비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LFP(리튬인산철) 및 46파이 등 차세대 제품 선제적 투자 자금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엘앤에프는 불안한 재무 상황에 고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며 단순 대출이나 원화 채권 발행 시 대규모 이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단기적 현금 유출을 차단하면서도 향후 실적 반등 시 주식 전환을 통해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메자닌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30년 신한맨’ 능력은?

1965년생 류승헌 부사장은 한국외국어대 영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 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신한은행 입행. 이후 30년 이상 금융권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신한은행 국제부·뉴욕지점·기획부 등 국내외 주요 부서를 거친 뒤 신한금융지주로 이동해 약 20년간 IR(기업설명) 및 재무 부문을 총괄했다.

2019년 부사장 승진 후 신한금융지주 재무총괄(CFO)과 IR을 겸임했다. 2021년 신한자산운용 CFO 및 CSSO(최고전략·지속가능경영책임자)를 맡아 그룹 차원 자본확충과 인수·합병(M&A) 자금조달을 진두지휘했다.

은행권에서는 그를 ‘선제적 리스크 제어’와 ‘정교한 자본 구조화’를 결합한 재무 전문가로 평가한다. 차입 구조 장기화와 우발 부채 관리에 주력하면서도, 대규모 자금 조달 시 단순 대출이나 보통주 증자에 의존하지 않고 주식연계 파생 구조를 활용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특히 신한금융 재직 시절인 2018~2020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 자금 약 2조3000억 원 조달과 완전자회사 편입 과제를 마무리하며 메자닌·자본 설계 역량을 입증했다.

또 2019년 보통주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모펀드(IMM PE)를 대상으로 7500억 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고 신종자본증권을 혼합하는 등 유연한 자본관리로 주목받았다.

캐즘 위기...재무 관리 ‘특명’

엘앤에프는 전기차 캐즘으로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서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선제적 재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23년 9월 류승헌 부사장을 영입했다. 회사는 2024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그를 사내이사로 합류시키며 경영 전반 재무 통제력을 높였다.

실제 엘앤에프 재무 지표는 류승헌 부사장 역할 중요성을 더 부각시킨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3조8838억 원, 2023년 4조6441억 원으로 성장했으나 전기차 캐즘이 극에 달한 2024년 1조9075억 원으로 급감했다. 2025년에는 2조15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긴 했다.

수익성 악화는 다소 심각하다. 2022년 2663억 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은 메탈 가격 하락과 대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 영향으로 2023년 2223억 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5102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약 1568억 원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캐즘 완화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재고손실이 줄어들며 매출 1조6247억 원(전년 동기 대비 83.6% 증가), 영업이익 1381억 원(흑자 전환)으로 회복세를 나타낸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설비 투자(CAPEX) 확대에 따른 대규모 자금 집행이 이어지며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들어오는 현금보다 설비 투자와 원재료 확보에 들어가는 현금 유출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악화했다. 2022년 말 135.3%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201.9%, 2024년 말 287.1%, 2025년 말 363.1%까지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372.8%를 기록했다.

차입 부담 속 CB·메자닌 ‘묘수’

올해 엘앤에프가 LFP 양극재 양산을 본격화하고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용 양극재 수주 모멘텀을 확보하며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한 점은 고무적이다. 기존 LFP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한편, 북미 OEM 등 주요 고객사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 논의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고금리 환경과 불안한 재무 상태에서 선제 투자를 위해 은행권 대출 등 단순 차입에 나설 경우 이자 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과거 신한금융 시절 CPS 구조를 설계했던 류승헌 부사장은 CB 등 메자닌 증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해법으로 선택했다.

그는 엘앤에프 합류 직후 메자닌 및 주식연계증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신속히 착수했다. 부임 직후 추진한 2550억 원(약 1억9000만 달러) 규모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고금리 단순 대출을 피하고 조달 금리를 낮췄다.

이어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달 라인을 확보하는 등 회계상 자본 인정 비율을 높이고 차입금 만기를 장기화하는 정교한 재무 설계를 실행했다.

이번 CB 발행 검토도 이러한 메자닌 조달 기조 연장선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CB는 초기에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만, 일반 차입과 달리 당장 대규모 현금 유출을 막고 이자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LFP 양극재 양산과 46파이 공급이 가시화해 주가가 상승하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부채가 줄고 자본이 확충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자금 확보→선제적 투자·증설→실적·주가 반등→자본 전환→부채비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리밸런싱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연속적 메자닌 발행에 따른 잠재적 물량 부담(오버행)과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는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 경우 채권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로 유동성 압박이 재발할 수 있다. 반대로 주가 상승으로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주주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결국 류승헌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신한금융지주 시절부터 쌓아온 IR 역량을 발휘해 자본시장 및 기관투자자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일이다. 단기 재무지표 착시나 오버행 우려에 흔들리는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LFP 양산 가시화와 46파이 수주 등 차세대 성장 동력 실질적 펀더멘털을 구체적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

성장 비전을 분명히 전달해 주가 반등을 이끌면 메자닌 채권 주식 전환을 유도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주가 상승을 통한 자본 전환은 기존 주주 가치를 보호하면서도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 경로다.

류승헌 부사장은 최근 CEO 인베스터데이와 공시 등을 통해 향후 자금 조달 계획과 LFP 양극재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투자자, 주주 등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특히 LFP 생산 법인인 엘앤에프플러스를 통해 오는 3분기 말부터 북미 ESS용 LFP 양산을 위한 전구체·리튬 등 핵심 원재료 구매를 추진하는 등 추가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류승헌 부사장은 지난달 CB 발행 검토 공시와 함께 “생산과 판매가 급증하는 외형 성장 구간에서는 운전자금 수요가 동반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신생 법인인 엘앤에프플러스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초기에는 본사 차원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진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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