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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담관암 신약 ‘이름표’ 붙었다…FDA 문턱 넘을까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2 11:06

FDA, 리라푸그라티닙 상표명 ‘리픽투’ 조건부 수용
리보세라닙 고배에 절치부심…25일 심사 결과 예정

'리라푸그라티닙'의 최종 심사 목표일은 오는 25일이다. /사진=생성형 AI

'리라푸그라티닙'의 최종 심사 목표일은 오는 25일이다. /사진=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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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에이치엘비(HLB)가 담관암 신약 후보물질의 공식 제품명을 확보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앞서 간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이 제조 시설 문제로 FDA 문턱을 넘지 못했던 HLB로서는 이번 담관암 신약이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리픽투’ 상표명 확보…최종 품목허가 기대 ‘↑’

22일 업계에 따르면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제품명 ‘LYRFIGTU(리픽투)’가 FDA로부터 조건부 수용됐다.

이번 상표명 수용은 FDA의 의약품 고유명칭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된 사전 검토 절차의 일환이다. 상표명 수용이 곧 신약 품목허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사 막바지에 제품명이 확정됐다는 것은 상업화를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최종 품목허가가 떨어지면 리라푸그라티닙은 리픽투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공식 데뷔하게 된다.

신약 상용화의 가시성이 높아지자 시장도 반응을 보였다. FDA의 제품명 조건부 수용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HLB 주가는 전 거래일(3만50원) 대비 2250원(7.59%) 오른 3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라푸그라티닙은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진행성·전이성 담관암(CCA)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지난 3월 신약허가신청(NDA)을 접수했다. 특히 FDA는 일반 심사에 소요되는 10개월을 6개월로 단축하는 우선심사 대상으로 리라푸그라티닙을 지정하며 혁신성을 인정했다. 허가 심사 목표일은 이달 25일이다.

리라푸그라티닙이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표적 작용 기전에 있다. 이 약물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FGFR 계열 중에서도 FGFR2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비가역적 표적항암제다. 기존에 개발된 범용 FGFR 억제제들이 표적 외의 수용체까지 억제해 부작용을 낳았던 한계를 구조적으로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글로벌 임상 1/2상에서 도출된 데이터는 기전적 장점을 수치로 증명했다.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환자의 종양 크기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ORR)이 46.5%를 기록했다.

또한, 약효가 지속되는 기간을 의미하는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8개월을 나타냈다. 예후가 좋지 않은 전이성 담관암 환자들에게 1년 가까이 약효가 유지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아픈 손가락’ 간암 신약 딛고 기술력 입증할까

무엇보다 이번 리라푸그라티닙의 허가 여부는 HLB가 그간의 FDA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다. HLB는 지난 7월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해 온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관련해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바 있다.

당시 FDA가 발행한 서한을 보면 약물 자체의 치료 효능이나 환자 안전성에 결함이 발견된 것은 아니다. 걸림돌은 협력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c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 과정에서 나온 지적사항이었다.

해당 실사는 리보세라닙 승인을 위한 전용 사전승인실사(PAI)가 아닌 제조소 대상 정기 사후 실사였으며, 이 과정에서 빚어진 화학·제조·품질(CMC) 관리 리스크가 신약 승인의 발목을 잡았다. 수년간 공들여온 간암 치료제의 글로벌 상용화가 제조 관리라는 행정적 허들 앞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다.

하지만 신약 자체의 본질적 경쟁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엘레바는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간암협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연령에 관계없이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간암 환자군에서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24.2개월이라는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을 기록했다. 기존 표준 치료제인 소라페닙군(15.2개월)을 뛰어넘는 수치다.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50세 이상 고령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 항암 효능은 제조소 품질 이슈만 해소되면 품목허가 재도전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 되고 있다. 현재 HLB는 항서제약과 협력해 cGMP 문제를 해결하고 NDA 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간암 신약이 FDA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이 오는 25일 FDA 허가를 받게 되면 HLB의 신약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리보세라닙의 허가 재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건 엘레바 대표는 “FDA의 제품명 조건부 수용은 리라푸그라티닙의 최종 허가를 앞두고 이뤄진 또 하나의 진전”이라며 “담관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종 허가 심사에 충실히 대응하고, 승인 이후 신속한 출시를 위한 준비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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