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전원을 모두 재선임한 것도 갖은 억측을 낳고 있다. 미래 전략보다 김영섭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 아니겠느냐는 염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 이사회는 총 10인으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8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김영섭 KT 대표와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로는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성철 고려대 교수(미디어)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법률) ▲최양희 한림대 총장(ICT)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ICT)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ESG)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회계)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경영) 등이다.
이중 곽우영, 김성철, 김용헌, 이승훈 이사는 지난 3월까지 임기였지만,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재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2028년까지다. 최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연임을 지양하는 분위기와 거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KT는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밟았으나 최종적으로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사내이사 4명에 대한 전문성과 향후 기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선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오는 2028년 AX 매출을 자신이 취임했던 2023년 대비 300%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특히 올해를 AI를 기반으로 한 ‘AICT 완전 전환’ 원년으로 삼는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제는 글로벌 AI 시장이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KT 이사회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사들 전문 분야를 보면 ‘AICT 전환’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재선임 이사 중 곽우영 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일단 ICT와 관련이 없다. 곽우영 이사는 KT 대주주인 현대차그룹에서 추천한 인사인데, 그도 AI와 직접적 연관성은 크지 않다.
이사회 전체로 확대해도 구성원 10인 중 ICT와 미래기술 분야는 최양희, 곽우영, 김성철 이사 등 총 3명인데, 그마저 AI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딱히 없다는 지적이다.
KT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올해 주주총회에서 강동수 SK그룹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 권봉석닫기

강동수 부문장은 SK그룹사 신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등을 관리하는 인물로 현재는 SK그룹 AI 중심 리밸런싱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은 강동수 부문장 선임에 대해 “그룹 포트폴리오 관리를 총괄하는 강동수 부문장 선임과 함께 통신, AI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봉석 부회장은 구광모닫기

업계에서는 KT 사외이사 전원 재신임을 두고 김영섭 KT 대표가 올 하반기 연임을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영섭 대표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주총까지다. 이번에 재선임된 사외이사 모두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선임돼 현재까지도 함께 손발을 맞춰온 인물들이다.
KT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대표 선임은 이사회추천위원회에서 차기 대표 후보 육성·관리 계획과 승계 후보 임명을 결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KT 이사회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된다”며 “김영섭 대표 연임 여부는 사실상 사외이사진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