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는 2025년 1분기 매출이 3조1768억원으로 2024년 1분기(4조8162억원)보다 34% 줄었다. 작년 1분기 2491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434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올 1분기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35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19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11조615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분기 이후 전망은 지역별 온도차가 존재한다.
관세 불확실성이 큰 미국에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핵심 고객사인 스텔란티스가 이달초 미국 정부의 관세 발표 직후 전기차 등을 생산하는 멕시코 공장 가동을 4주간 중단했다. 전기차를 생산하려던 캐나다 공장도 계획 변동이 있을 수 있다.
김윤태 삼성SDI 재경팀장(부사장)은 "전기차용 배터리는 (미국에서) 현지 생산 하기 때문에 관세 부담은 제한적이다"라면서도 "다수 배터리 소재 부품을 역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멕시코·캐나다산 고객사 전기차는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스텔란티스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존 공급하는 모델 외에도 판매를 확대하고 시나리오별로 라인을 효율화해 가동률 재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이 미국 첨단산업세액공제(AMPC)와 비슷한 배터리 생산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는 등 우호적인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유럽 매출 비중이 높기에 전반적인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는 유럽에서 점진적인 수요 개선으로 매출 증대와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추진 배경은 전기차 시장 회복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삼성SDI는 '현재 유럽 헝가리 공장 가동률이 낮은데 유상증자 자금을 투입해 추가 증설하는 이유가 있나'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종선 부사장은 "현재 헝가리 공장 가동률은 높진 않다"면서도 "2차전지는 당장 수요가 아닌 최소 2~3년 긴 호흡을 보고 투자한다"며 "2026~2028년 유럽 시장에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뿐만 아니라 LFP, 46파이 양산 라인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다음달 1조7282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두 차례 자진 정정 공시를 통해 최초 2조원 모집에서 약 2800억원을 줄였다. 조달한 자금은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미국 GM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9047억원), 헝가리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3236억원), 헝가리 LFP 배터리 라인 투자(1458억원), 한국 전고체 배터리 라인 투자(3541억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서 작년보다 2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종선 부사장은 "올해 ESS 생산케파의 90% 수주를 이미 했다"며 "(전기차→ESS) 라인전환을 통해 작년 대비 20% 수준의 캐파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삼성SDI의 미국 ESS 사업은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 미국 외부에서 만들어 수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미국 ESS 생산 거점 확보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