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연구소가 주관하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이 주최한 ‘2025년 제1차 금융노동포럼’이 18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날 포럼은 ‘지역경제의 위기와 지방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2024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는 부산·울산·경남을 다 합쳐야 서울·경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제2의 도시인 부산의 GRDP는 2022년기주 104조원 규모로, 같은 기간 서울이 기록한 485조70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역금융의 고질적 문제는 예대율 문제로 인한 역외유출이 지목됐다. 지역별 역외유출도는 (1-예대율)로 계산되는데, 양수면 유출이, 음수면 유입이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역외유출도가 양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역 내 자금의 역외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라·충청의 역외유출도가 각각 19.62%, 19.48%로 높았다.
지역경제의 자금유출 정도를 나타내는 ‘여신괴리율’도 수도권에 지표가 몰려있었다. 2022년 기준으로 수도권에 여신 62.3%, 수신 71.3%가 몰려있었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의 여신괴리율은 음수를 기록, 실물경제에 비해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은 금융업무의 지역적 분산과 지역경제 균형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지역 중소기업 자금 공급 미 맞춤형 금융지원에 나서는 것이 지방은행의 역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방도시의 침체와 맞물리며 지역 내 지방은행의 영업기반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 지방은행의 지역 내 여신 점유율은 2016년 26.2%에서 2021년 23.2%로, 수신 점유율은 32.1%에서 29.9%로 꾸준히 우하향했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지역 내 영업이 확대되고, 인터넷은행 등 접근성이 좋은 신규 금융사들의 진입 속에서 지방은행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가고 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총자산이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의 총자산 증가율이 지방은행 대비 3배 이상 높아지는 등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4년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는 60조원 규모로, 77조의 부산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지방은행들을 상회했다.
이처럼 자본 및 자금이 부족하고, 금융규제 및 지역경제 상황의 제약과 부족한 투자 등이 지방은행의 한계로 지목됐다.
이상원 교수는 지방은행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법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먼저 지역 내 중소기업 등에 유리한 조건의 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지역 중소기업 자금공급에 대한 위험가중치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은행 지역성장 기금 설치 및 온렌딩 대출 확대 등이 함께 언급됐다.
지방자치단체와의 소모적 싸움 대신, 지역경제와 힘을 합칠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지정하도록 법제화해 지역자금이 환원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밖에도 ▲디지털금융 및 금융서비스 제공에 대한 정책 지원 ▲신규 지방은행 설립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지원을 통한 은행권 경쟁 촉진 등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창영 iM금융지주 ESG경영전략연구소 소장은 “‘지방은행’이 아닌 ‘지역은행’으로의 변화를 위해 기능 기반 금융체계 법제화와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BNK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등이 수도권에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이라는 이름 자체가 퇴색되고 제도적으로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창영 소장은 “지방은행이라는 개념을 넘어 기능과 책임 중심 개념을 가져가야 할 필요가성이 크다”며,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금융기관으로, 지역 내 자금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곳을 ‘지역은행’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