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M-ROBO’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직연금 시장을 겨냥한 AI 기반 자산 관리 전략과 중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퇴직연금 투자자의 운용 부담을 덜고, 중관여 고객층을 겨냥한 개인화된 디지털 솔루션이 절실한 시점에서, M-ROBO는 시장의 구조적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ROBO는 투자자의 연령, 은퇴 시점, 목표 수익률, 납입 가능 자산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변동에 따라 자동으로 리밸런싱하는 AI 기반 연금관리 시스템이다. 단순 자산배분을 넘어 인출 전략, 위험관리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솔루션으로, 기존 TDF(Targer Date Fund)나 수동적 자산운용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지향한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고관여 투자자와 저관여 투자자 사이의 중간층인 ‘중관여 고객층’에 대한 전략이 부재했던 것이 시장의 구조적 문제였다”며 “M-ROBO는 이러한 고객군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으로, 연금운용의 편의성과 수익률 제고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M-ROBO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BNK부산·경남은행 등 8개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이달 중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2월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자동화된 리밸런싱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창헌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 본부장은 “M-ROBO는 12가지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전략적·전술적 자산배분, 인컴, 테마형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제공하며, 각 전략은 안정형, 중립형, 공격형 등 세분화돼 운용된다”며 “이미 국내 테스트베드에서도 다수 알고리즘이 상위 50%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고, 일부는 수익률 1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에셋은 단순히 리스크 기반 포트폴리오 구성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의 노후 현금 흐름을 역산해 연간 납입금과 예상 수익률을 맞추는 방식의 초개인화 ‘은퇴 자산관리 솔루션’을 M-ROBO의 차세대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예컨대 고객이 55세 은퇴 후 월 180만 원의 현금 흐름을 희망한다면, 현재 자산과 납입 계획을 바탕으로 매월 얼마를 얼마 동안 투자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AI가 계산해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창헌 본부장은 “기존의 TDF 상품이나 일반 자산배분형 펀드는 투자자의 목적 자산 규모와 현금흐름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며 “M-ROBO는 이 갭을 메워주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집단 맞춤형 컬렉티브 DC(Collective Defined Contribution) 모델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용 부회장은 “퇴직연금 시장의 혁신은 적립금의 규모보다 수익률 관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 며 "M-ROBO는 미래에셋의 운용 철학과 기술력이 융합된 결과물로 누구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연금 2.0 시대’의 대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향후 퇴직연금 시장 내 AI 기반 자산관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미국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개인형 퇴직연금(DC + IRA) 중 약 5%가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되고 있으며, 한국의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약 1000조 원에 이를 전망으로 중관여 투자자를 중심으로 M-ROBO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