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혜지와이는 지난해 약 2746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으로 환급하는 방식이다. 자본이 줄어드는 만큼 부채비율은 증가하게 된다.
해당 유상감자는 MBK파트너스가 조선혜지와이 지분 71.6%를 인수한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 뒤인 2023년 7월 초에 이뤄졌다.
조선혜지와이 부채비율은 2023년말 506%에서 2024년말 160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19억원에서 461억원으로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고, 당기순손실로 전환됐다.
MBK가 투자한 다른 기업들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자금 유출 사례가 지적된다. 2023년 인수한 메디트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약 900억원을 최대주주에 배당했다. 같은해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당기순이익이 66.5% 감소한 상황에서도 약 892억원을 배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사모펀드 입장에서 투자금 회수는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인수한 기업의 유동성이나 재무구조, 실적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행하는 배당과 유상감자는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와 홈플러스 사태 등 MBK가 심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조선혜지와이의 등기임원은 총 5명이다. 이 가운데 창업자 조선혜 대표이사를 제외한 4명이 MBK 소속 인사다. 이들은 유상감자 직전인 2023년 6월 선임됐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