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이사./사진=SBI저축은행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08억원으로 전년(891억원) 대비 9.3% 감소했다. 순익이 전년대비해서는 감소했지만 순익 기준 2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과의 순익은 2배 이상 차이 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401억원으로 SBI저축은행 순익의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다. 이로써 연간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9년 연속 지키게 됐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재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연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대출금은 11조268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2307억원) 대비 1조 가까이 줄어들었다. 특히, 기업자금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업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5조5084억원에서 4조6410억원으로 15.7% 줄어들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 새로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가계대출은 6조3139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4113억원) 대비 974억원 줄어들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전체 대출 내 비중도 기업대출은 45.0%에서 41.2%로 축소됐으나, 가계대출은 52.4%에서 56.0%로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조달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비용 감소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다.
이자수익은 이자비용 감소폭 대비 495억원 많은 1976억원의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1조28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내실경영 기조로 인한 영업 규모 축소의 영향이다.
이자비용은 4657억원으로 전년 동기(6138억원) 대비 24.1% 감소했다. 이는 SBI저축은행의 조달 이자율 하락에 기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조달 이자율은 3.68%로 지난 2023년 말(4.26%) 대비 0.58%p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7350억원으로 전년 동기(8140억원) 대비 9.71% 감소한 규모다. 이는 지난해 적극적 상·매각을 통해 부실채권 규모를 줄인 결과다.
여·수신 자산을 축소함에 따라 총자산도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4조289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4949억원)보다 9.5% 줄어들었다. 이에 총자산이 1년 새 1조 넘게 축소됐다.
순익은 하락했으나 수익성 지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ROA는 전년과 동일한 0.56%로 나타났다. 순익이 하락했으나 그만큼 자산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ROE는 전년 동기(4.71%) 대비 0.38%p 줄어든 4.33%를 나타냈다.
게다가 지속된 대출규모 감소로 영업력이 부진한 상태다. SBI저축은행은 자산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없는 자산도 취급하면서 자산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이랑 OK저축은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BI저축은행 내부에서는 자산규모에서는 1위는 유지해야한다는 기조가 있다"라며 "수익이 나지 않아도 자산 규모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수익 여수신 등을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체율이나 NPL비율은 다른 저축은행 대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NPL비율은 6.36%로, 전년 동기(5.92%) 대비 0.44%p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같은 기간 4.91%에서 0.06%p 상승한 4.97%로 나타났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수치들은 총여신 규모 감소로 인해 다소 악화됐지만, 부실채권 규모는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7167억원으로 전년 동기(7239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자본적정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21.87%로 전년 동기(132.96%) 대비 11.09%p 상승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2.24%p 상승한 17.24%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련된 수치는 거의 변동이 없는 미미한 수준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올해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