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이날 오후 한국거래소에서 ‘2025 NICE Credit Seminar’를 열고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신용 리스크를 진단했다. 윤재성 SF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경영환경 변화 속 소형 증권사의 리스크 요인과 신용 위험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소형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소형 증권사들의 PF 포트폴리오는 브릿지론이나 중·후순위 대출처럼 위험도가 높은 형태가 많았고, 대형사에 비해 익스포저 비중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원은 “높은 수익을 좇아 리스크가 큰 영역에 집중한 결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도 큰 폭으로 늘었다. 리딩, 유진, DB 등은 전년 대비 대손비가 30~90% 이상 증가했고, PF 관련 수수료 수익이 절반 이상 줄어든 곳도 있었다. 이는 이들 증권사가 수익구조를 고위험 자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브릿지론 등 고위험 대출에 대해 더 높은 위험가중치와 충당금을 설정하게 되며, 기존에 대출과 보증 간에 차등을 두던 NCR 산정 방식도 앞으로는 사업장별 리스크와 자본구조에 따라 보다 엄격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하고 PF 익스포저가 높은 소형사들에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4년 말 기준, 리딩, 케이프, SK 등 다수 소형사의 조정 순자본비율은 중형사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 연구원은 “향후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자본 확충 여력이 부족한 일부 소형사들은 사업 철수나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파이퍼 샌들러는 M&A 자문에 특화해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전체 수익의 65% 이상을 올리고 있으며, 일본의 도카이도쿄는 위탁매매와 자산관리에 집중해 지역 기반의 안정적인 생존 모델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토스증권이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자기자본 규모는 소형사 수준이지만,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시장에서 11%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 기반 위탁매매에 특화된 전략과 플랫폼 경쟁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부국, SK, 한양, 케이프, 리딩 등은 단기 등급만을 부여받은 상태로, 시장 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가운데 일부가 향후 인수합병 대상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