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기준금리 역시 하락하여 돈의 가치가 떨어지며 실물가치가 올라갈 것은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동의한 사실이며 부동산의 경우는 모든 국민이 자가, 전·월세 등 임차 그리고 임대 등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 상대적으로 살기 좋거나 투자 가치가 높은 것 또한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가격별 담보대출 규제 때문에 서울의 상/중/하급 지가 나뉘게 되었고 최근 다시 그 상/중/하급지 안에서 다시 상/중/하를 가리는 선별 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출 등으로 제한을 걸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조차 특정 정책으로 시장을 이긴 사례가 별로 없고, 선택이 아닌 필수재인 부동산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된다는 경제 기본 논리가 가장 쉽게 접목될 수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좋운 곳에 상당수 이상의 공급이 있어야 시장에서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데, 부동산의 기본인 유한한 재료인 땅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에 단순히 특정 지역을 내리누른다거나, 동떨어진 지역에 공급을 많이 한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내기는 매우 힘들다.
충분한 사전 계획을 통해 교통, 교육, 직장 등 인프라를 반영한 장기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데 그런 준비 과정 없이 토지거래허가제를 풀어 일부 지역의 가격이 오르니 확대 재지정으로 상승을 겪어보지도 못한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 외곽지역의 원성을 사게 되었는데 성급함이 불러온 시장의 혼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어떠한 정책이 발현되었을 때 그 정책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전에 시장의 급격한 흐름에 따라 곧바로 사그라질 수도 있을 수도 있다는 경험을 심어준 것이다
정책을 결정할 때는 시행의 효과와 함께 그에 반한 부작용도 동시에 고민하여야 할 것이며, 그 각각의 상황별 대책까지 함께 고려하는 관리·감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인다.
MG손해보험은 현재 상황이 아쉽다.
여러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금융당국으로서는 그간 매각에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고, 노조는 입장은 이해되나 가입자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가입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으로 모든 것이 더 일찍 서둘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MG손해보험은 2001년 국제화재보험으로 2012년에는 그린손해보험으로, 2022년에는 MG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총 3번이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었고 그간 충분한 정상화를 이룩하지 못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 150% 이상에 미달한 43.4% 수준이다
2022년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예보가 MG손보의 관리를 맡아 네 차례에 걸쳐 공개매각을 추진한 바 있으나 모두 무산됐으며, 연이은 매각실패로 인해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매각 방식을 전환해서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실사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채 매각 협상이 무산되면서 4차 공개매각, 다수보험사로의 계약 분할 이전, 예금보험금 지급 후 청·파산 등 3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소식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하나인 다수보험사로의 계약 분할 이전은 과거 2003년 리젠트화재의 강제 이전 사례가 있으며 당시 2001년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된 리젠트화재는 5월 예보에서 공개매각을 진행했으나 결렬되었고 이후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5개 손보사로 강제 이전되었다.
현재 강제 이전방식은 MG손보의 부실을 상위 5개 우량보험사에 전가한다는 부담과 함께 공적자금을 얼마나 투입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전 그린 화재에서 MG손보로 넘어갈 때와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 것이 당시에는 2012년 5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이 되었고 예보를 통해 강제 매각이 시작되어 같은 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2013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어서 1년도 안 걸렸던 상황으로 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3년간 매각이 표류하고 있는 현 상황과는 다르다 할 수 있다.
현재 보험업계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은 재매각이나 청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격하게 커진다는 부분과 가장 중요한 실사의 핵심을 쥐고 있는 MG손해보험 노조의 협조 여부, 그리고 무엇보다 보험회사와 직접적인 계약당사자인 가입자들의 보호 여부이다.
금융당국, 경영진, 노조,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겠지만 결국 MG손보가 경영되고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근간인 가입자 보호와 보험업계의 신뢰를 생각하면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것을 내려놓으며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 생각된다.
하루하루 경영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MG손해보험과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가입자들로서만 바라본다면 빠른 해결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제 폐지와 확대 재지정을 통해 경험한 것처럼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은 시급한 결정은 오히려 시장에 더욱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사상 초유의 청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계약자로서는 보험산업 전반의 신뢰 관계 자체를 담보로 하는 이번 MG손해보험의 처리방안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