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될 때마다 틈새시장을 노리던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왔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의약품 중 당뇨약 비중은 2021년 16.8%(335개), 2022년 32.8%(426개), 2023년 35.6%(462개) 등으로 3년간 매년 늘었다. 특히 DPP-4 억제제 계열 제네릭은 처방액이 2022년 192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엔 1140억 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당뇨병 제네릭 홍수 속에서 성과를 보인 곳은 한미약품과 경보제약 두 군데 정도다. 두 회사는 가장 먼저 특허가 만료된 가브스 제네릭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가브스는 다른 오리지널 약보다 존재감이 크진 않았으나 퍼스트 제네릭이 곧 승리라는 후발약 시장 공식을 착실히 따랐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1년 업계 처음으로 가브스 제네릭을 허가받았다. 이듬해 1월엔 국내사 중 유일하게 빌다글립틴 성분 단일제 '빌다글'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가브스메트 제품 '빌다글메트'의 전 함량을 동시 발매했다. 회사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빌다글·빌다글메트로 올린 누적 처방액은 171억 원이다. 2023년 이후 출시한 포시가·직듀오 제네릭 처방액(123억 원)까지 더하면 300억 원에 육박한다.
경보제약은 2022년 2월 단일제인 '빌다'를 선보였고, 한 달 뒤엔 메트포르민 복합제 '빌다메트'를 내놨다. 눈에 띄는 건 빌다·빌다메트로만 3년 동안 324억 원의 처방액을 달성했단 점이다. 빌다·빌다메트는 출시 1개월 시점에 약 3억5000만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가브스 제네릭 시장 1위에 올랐다. 한미약품보다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제형을 세분화함으로써 다수 의료진에게 선택을 받은 것으로 읽힌다.
![당뇨치료제 전쟁 3년, 승자는 누구…제네릭 ‘한미’·신약 ‘종근당’ [제약바이오 파이경쟁 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0517382708565dd55077bc212411124362.jpg&nmt=18)
지난해 자누비아 패밀리 처방실적은 ▲자누비아 231억 원 ▲자누메트 458억 원 ▲자누메트엑스알 308억 원 등으로 총 998억 원을 달성했다. 계약 기간은 2023년 7월 15일부터 2038년 8월 31일까지다.
대웅제약은 신약을 직접 개발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5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를 발매했다. 엔블로는 국산 신약 36호로 허가받기도 했다. 그 해 11월엔 메트포르민 복합제 '엔블로멧'을 제품군에 추가했다. 엔블로·엔블로멧은 출시 첫해 처방실적이 34억 원, 지난해엔 123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SGLT-2 억제제 계열인 자디앙은 지난해 단일제와 복합제 모두 합한 매출이 1081억 원에 이른다. 기존 SGLT-2 억제제 단일제 1위였던 포시가가 2023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 자디앙이 차지한 파이가 더 커졌다.
이에 50개가 넘는 제약사가 참전을 예고한 상태다. 등록된 자디앙 제네릭 품목 수만 300개가 훌쩍 넘는다. 이들을 중심으로 올 10월 당뇨치료제 시장 전반이 또 한 번 재편될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4300억 원 수준이다. DPP-4 억제제가 6500억 원, SGLT-2 억제제는 2400억 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