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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LCC가 온다” 제주항공 vs 진에어, 진짜 대결은 이제부터 [주목 이 기업]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4-07 00:00

제주항공 국제선 60개, 진에어 38개 운항
항공기도 제주항공이 진에어보다 10대 더
진에어, 에어부산·에어서울 품을 시 1위로
LCC 신뢰도는 변수…두 항공사 안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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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LCC가 온다” 제주항공 vs 진에어, 진짜 대결은 이제부터 [주목 이 기업]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왕좌를 놓고,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하늘길 승부가 펼쳐진다. 제주항공은 매출 규모나 항공기 보유 대수, 운항 노선 횟수 등 여러 방면에서 진에어를 압도한다.

하지만,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면서 ‘메가 LCC’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LCC 업계를 둘러싼 지각변동과 함께 두 항공사가 고공비행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1위를 놓고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정면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된 데서 기인한다. 대한항공 측의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합병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메가 LCC’의 출범을 향후 2년 내로 내다본다. 이 경우 LCC 1위 주자인 제주항공의 자리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조9358억 원으로 전년 1조7240억 원 대비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1조2772억 원에서 14.4% 오른 1조46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항공사 모두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보복 여행 특수를 누리면서 실적 최대치를 썼다. 하늘길이 재개되면서 지난 3년간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가 표출되는 것이다.

항공업황 개선 추세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지표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 항공기 이용객 수는 2022년 5583만 명, 2023년 1억51만 명, 2024년 1억2006만 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2년 새 2배 넘게 뛴 수치로, 역대 최다였던 2019년 1억2337만 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에도 최대치를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항공업계의 장밋빛 미래가 전망되면서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LCC마저 지각변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첫 단추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다. 대한항공이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후 4년 뒤인 2024년 12월 기업결합심사를 마치면서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로서 신규 CI(Corporate Identity·기업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을 공개했고, 아시아나항공과의 인력 교류에도 밧줄을 당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LCC 자회사들의 기업결합심사도 불이 지폈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품는다면 현재 제주항공을 수위로 하는 LCC업계 판도는 뒤집힌다.

제주항공은 4월 기준 국제선 43개 도시, 60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국제선 25개 도시, 38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양 사는 항공기 보유 현황에서도 제주항공이 41대, 진에어가 31대로 차이가 난다. 제주항공은 계속해서 항공기를 직접 들여오고 있다. 고환율 여파로 항공기 임차료가 폭등하자 이에 대한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함이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보잉 B737-8 항공기를 도입하고, 하반기까지 같은 기종을 4대나 더 순차적으로 사들인다. 진에어 역시 지난해 보잉 B737-8 항공기 4대를 들여왔으며, 올해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항공기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려는 조치다.

전반적으로 제주항공이 진에어를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실적에서 에어부산의 지난해 연 매출이 1조68억 원, 에어서울은 3269억 원이다. 이 경우 통합 진에어의 매출 규모는 2조8000억 원에 도달한다. 제주항공의 2조 매출을 단숨에 따돌리는 것이다.

항공기 보유 현황에서도 에어부산 20대, 에어서울 6대를 합치면 진에어는 총 57대 항공기를 갖게 된다. 에어부산은 현재 국제선 23개 도시, 30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9개 노선, 9개 도시를 운항 중이다. 단순 합산 시 통합 진에어는 국제선 57개 도시, 77개 노선을 두게 된다. 물론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중복 노선 정리가 있겠지만,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43개 도시·60개 노선)을 압도하는 규모다. 통합 진에어에 ‘메가 LCC’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제주항공이 진에어를 위협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또 있다.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를 탄 이용객 수는 국내선·국제선을 포함해 총 1335만3000명이다. 같은 기준으로 진에어는 총 1103만5000명을 태웠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 제주항공 이용객 수는 87만9000명, 진에어는 86만3000명으로 그 격차가 좁혀진다.

제주항공은 제주도민의 항공교통 개선을 위해 지난 2005년 1월 출범한 항공사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 고(故) 채몽인 창업주의 고향이다. 당시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공동 투자해 설립했다. 제주항공은 이듬해 6월 제주발 김포 노선을 취항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1월 대한항공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가 나왔다. 에어코리아로 시작하다 반년 후인 2008년 6월 현재의 사명인 진에어로 변경, 김포발 제주 노선으로 활주로를 떴다.

다만,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호실적 속에서도 LCC 업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우려에 놓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불시착해 승객 179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냈다. 진에어의 통합 대상인 에어부산은 지난 1월 보조배터리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로 인해 여객기가 전소됐다. 진에어 역시 최근 김해공항에서 조종사 착각으로 허가받지 않은 엉뚱한 활주로에 착륙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인수에 뛰어들어 LCC 판도는 더욱 예측할 수 없게 흐르고 있다. 물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특성상 유럽과 미주 등의 장거리 노선을 운항함에 따라 LCC업계로 묶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모두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만큼 FSC와 LCC 사이의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안전경영을 위해 구조적인 측면을 포함한 펀더멘탈부터 재점검해 고도화 방안들을 강구하겠다”며 “지금까지 위기를 동력으로 삼아 성장했던 것처럼 제주항공 앞에 놓인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는 “항공기 운영 안정성 제고, 안전 조직 확대, 업무의 디지털화를 지속 추진해 전사 안전운항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통합 과제를 세심히 이행해 성공적인 통합 완수는 물론 고객에게 사랑받는 항공사로 도약하겠다"고 힘을 줬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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