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약 60여 교역국에 추가로 징벌적 관세를 얹는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백악관은 의약품의 경우 관세 부과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을 관세 부과 품목에서 뺀 건 추후 미국 내 공중보건 약화를 우려해서다. 관세가 부과된 후 약가 인상, 정부 재정 악화, 의약품 공급망 취약 등의 악재가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 있다.
이로써 국내 바이오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당초 트럼프는 의약품에도 관세를 25% 이상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 바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미리 상호관세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던 바이오 기업들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들 기업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지 생산기지와 파트너십을 늘리겠단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트럼프의 25% 관세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현지 생산기지가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손실이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행히 당장은 관세 폭탄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일각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중심주의에 따라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이 이어질 수 있단 관측이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 머크(MSD) 등 주요 다국적 제약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대비 6만3000원(6.0%) 오른 111만3000원에 마감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서 의약품이 제외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