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어제 낮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개최된 제6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든 상정 안건을 원한대로 의결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제64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 다뤄졌다.
분기배당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주주환원 수단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배당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정관 개정안은 주총에서 원안대로 통과됐으며, 향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는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시장에선 올해 하반기 중 첫 분기배당이 시행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주환원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인가 절차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은 기업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6% 후반대의 배당수익률을 들어 ‘고배당 은행주’로서의 투자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분기배당 도입은 배당락 완화와 투자 매력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현 배당성향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배당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대 최고 수준 배당은 기업은행의 양호한 실적의 배경이 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중소기업 대출을 바탕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 34조7510억원, 영업이익 3조5940억원, 당기순이익 2조6540억원을 기록했다. 회계감사인의 감사의견은 연결 및 별도 기준 모두 '적정'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기업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에 따라 CET1(보통주자본비율) 비율과 연동된 주주환원율 상단(2구간: CET1 12%에 배당성향 35%)에 근접한 수준이다. 현재 기업은행의 CET1 비율은 11.33%로 아직 12%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실질적 배당 성향은 목표 수준까지 조기 확대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사외이사를 4명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김정훈 전 사외이사가 최장 임기를 채운 뒤 퇴임하면서 3인 체제를 유지했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법적 정족수를 충족하면서 기업은행 이사회는 4인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이에 사외이사 비율은 66.7%로, 중소기업은행법상 기준을 충족했다. 이정수 교수는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법률 전문가이며, 석병훈 교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문 이력을 보유한 경제학자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