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닫기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바꾸고, 부당대출을 시스템 차원에서 예방하기 위해 임직원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검사 업무 강화 등 다방면으로 취약점을 보완·개선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고객님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IBK기업은행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전일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기업은행 내 부당대출 규모는 882억원에 달했다.
14년간 기업은행에 재직한 퇴직 직원 A씨가 본인과 가족·직원 명의로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기업은행 현직 배우자, 입행 동기, 사모임 관계자를 통해 부당 대출을 유도해 발생한 금융사고였다.
A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허위 증빙 서류를 이용해 51건, 785억원의 부당대출을 받았다.
A씨의 배우자(당시 심사역)가 허위 자금 조달 계획서를 작성하고 심사센터장 B씨를 비롯해 지점장과 공모해 부당대출을 승인하는 형태였다.
특히 A씨는 골프 접대 등을 통해 임직원과 친분을 쌓으며 대출을 유도했고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을 기업은행 점포 입점 후보지로 추천한 뒤 미분양 상가를 매각하기도 했다.
심사센터장 B씨와 지점장들도 허위 매매 계약서를 제출받아 부당대출을 승인했고 A씨는 대출 알선 대가로 12억원을, B씨는 A씨로부터 2억원과 차명법인 지분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가로 B씨는 9800만원을 받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심지어는 기업은행 일부 부서가 부당대출과 금품 수수 사건을 내부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금감원은 해당 부서들이 검사를 방해하기 위해 문서와 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김성태 행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곪은 곳을 송두리째 도려내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다’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능한 모든 조치를 통해 기존 시스템의 빈틈과 조직문화의 단점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행장은 우선 사건에 연루된 직원을 일벌백계함과 동시에 임직원 친인척 정보 DB를 구축해 친인척을 통한 이해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또 대출 때마다 매번 담당직원과 심사역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아 이해상충을 선제적으로 피하도록 하고,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신설해 영업과 심사업무 분리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내부통제를 무력화시키는 부당지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해당 지시자를 엄벌하고, 이를 이행한 직원까지 처벌해 적극적으로 부당지시 이행을 거부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부당지시를 받았을 때 눈치보지 않고 신고할 수 있도록 외부에 위치한 독립적인 내부자신고 채널도 새로 만들고,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을 원천 차단하며 자진신고자 면책 조치 등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부당 행위를 점검하는 ‘검사업무’도 강화한다. 감사 프로세스 점검과 비위행위 등에 대한 검사부 내부 고발을 담당하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자문단'을 운영해 검사업무의 객관성을을 확보할 계획이다.
조직문화에서도 무관용 엄벌주의를 적용해 금융감독원에서 지적한 '온정주의'를 없애고, 경영진의 일탈과 내부통제 미흡에 대해서는 직무해임 등 중징계를 내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당대출을 시스템적으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쇄신 계획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IBK쇄신위원회'를 구성해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