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트럼프 리스크·공급 과잉…삼성바이오 존 림, 불확실성 앞 과제 산적 [CEO 포커스 ②]](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2401520800028dd55077bc25812315232.jpg&nmt=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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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바이오업계에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당초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생물보안법' 수혜가 있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관세 폭탄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기업을 견제하는 내용의 정책으로, 국내 바이오업계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소 25% 관세를 매기겠단 발언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에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 미국 수출 비중이 큰 바이오 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는 이들과 달리 세부 정책이 공개되기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관세 품목 등이 확실히 정해지기 전에 현지 생산기지 증설 등을 단행하기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가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1741억 원이다. 비중으로 치면 25.8%로 유럽(65.1%)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공급 과잉 우려도 늘 제기되는 위기요인이다. 물론 CDMO 시장이 매년 8~10% 수준으로 성장하는 걸로 봤을 때 향후 몇 년간 공급 과잉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어 CDMO 캐파 부족 현상이 심화될 거란 분석도 있다. 다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기존 대기업부터 전통제약사까지 너도나도 CDMO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를, SK그룹은 SK팜테코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앞세워 CDMO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대웅 등 '톱5'로 꼽히는 전통제약사들도 모두 CDMO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최근엔 셀트리온도 가세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CDMO 전문법인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 올해 상반기부터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과잉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CDMO 미래가 창창하겠지만 리스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며 "특히 위탁생산(CMO) 분야는 초과수요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존 림 대표는 "공급 과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며 "삼성바이오가 확보한 수주들은 단기계약이 아닌 5~7년 장기계약이고 의약품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림 대표의 초격차 전략에도 명암은 존재한다. 그는 독보적인 캐파 확보로 단기간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지만, 지속적인 대규모 자본 투입이 영업이익률 개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는 연간 영업이익률이 ▲2021년 34.3% ▲2022년 32.8% ▲2023년 30.1% ▲2024년 29.0%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형 수주 등 좋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불안한 요소들을 상쇄하는 모양새지만, 신규 투자가 예기치 못하게 실패한다면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