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사진 = 삼표그룹
당시 강원탄광이 생산한 '삼표연탄'은 한때 국내 대표 연탄 브랜드로 크게 명성을 떨쳤다. 강원탄광은 국내 최대인 연간 70만톤 생산능력을 갖췄고 1963년에는 자체 생산한 무연탄을 가공해 '삼표연탄 신화'를 창조하기도 했다.
1966년 강원탄광은 강원산업으로 사명을 바꿨고, 철강 산업에 본격 진출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340만톤 규모 철강 생산공장을 완공했고, 연탄운송 자회사 삼강운수를 세운 게 공식적인 삼표그룹의 시초다.
현 삼표그룹은 정 창업주의 차남인 정도원 회장을 통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정 창업주를 이은 장남 정문원 회장은 강원산업그룹을 철강 중심의 중공업 그룹으로 키웠다.
다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0년에 강원산업, 삼표제작소 등이 현대그룹에 매각되면서 강원산업그룹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이때 정문원 회장도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이 가운데, 차남인 정도원 부회장은 삼표산업을 중심으로 삼표정보시스템을 설립하며 독자 사업을 시작한 결과, 2002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04년 전 계열사 명을 '삼표'로 통일했다.
이를 토대로 삼표그룹은 삼표산업(레미콘·골재)·삼표시멘트(시멘트)· 삼표레일웨이(철도)·삼표피앤씨(콘크리트) 등을 주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표그룹은 사람·사회·세상에 기여하는 것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정도원 회장의 ‘생활에 필수적인 건설기초 소재 공급으로 국민에게 기여하겠다’는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회사는 자원부터 제품까지 환경 부하가 적은 유기적인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안정적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도의 리사이클 기술과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자원순환형 사회의 기초를 다지고 있다. 또 문제 해결 의식으로 뭉친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표그룹은 기업의 역사와 철학이 담긴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삼표그룹이 경기도 화성시 소재 S&I 센터에 마련한 쇼룸은 건설사, 자재회사 등 고객사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쇼룸은 특수 콘크리트 개발에 전력을 쏟은 삼표그룹의 결과물을 한 공간에 전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쇼룸은 삼표그룹 역사를 소개하는 기술홍보관과 접견실로 구성된 실내 공간, 그리고 삼표만의 특화된 공법인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벽체와 UHPC 화분 등이 전시된 실외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유일 동절기 내한 콘크리트로 영하 10도에서도 타설 가능한 ‘블루콘 윈터’를 비롯해 콘크리트의 균열이나 컬링(모서리 들뜸 현상) 등의 문제를 해결한 바닥용 고성능 ‘블루콘 플로어’, 별도의 다짐 작업이 필요 없는 자기충전 방식의 ‘블루콘 셀프’ 등 다양한 제품들의 모형도 만나볼 수 있다.
삼표그룹은 콘크리트 관련 학회 및 협회 관계자를 비롯해 주요 건설사 구매팀과 연구소 관계자,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쇼룸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 유일 동절기 내한(耐寒) 콘크리트인 ‘블루콘 윈터’ 기술 시연회에는 건설현장 책임 감리를 비롯해 품질 실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하는 등 쇼룸 오픈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건설사, 자재회사 등에서 현장 방문을 희망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삼표그룹 측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콘크리트 기술력과 관련 정보 등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은 삼표그룹 쇼룸이 유일하다”며 “콘크리트 관련 기술 시연회가 있을 때마다 쇼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생 50명을 초청해 현장 견학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조교와 학생 등이 참석해 다양한 산업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견문을 넓히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쇼룸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삼표그룹의 모습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건설기초소재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