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전략통'이다. 특히, 관리 노하우가 풍부해 삼성그룹 금융 계열의 '키 맨(Key man)'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임기 2년차인 박종문 대표는 고액자산가 대상 WM(자산관리) 부문에서 상위 증권사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IB(기업금융) 부문 강화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초대형 IB로서 향후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비롯한 IMA(종합투자계좌) 진출까지 수익영토 확대를 위한 굳건한 토대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상 금융투자업을 인가받기 위해선 일정 기준 이상의 자기자본과 사업계획의 타당성, 인적·물적 설비, 대주주의 건전한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등을 갖춰야 한다. 삼성증권은 2024년 12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29.39%다. 최근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 대한 특수관계인인 이재용닫기

금융위원회가 2025년 1분기 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개편안을 공개하게 되면 대형 증권사에 대한 신규 초대형IB 심사 및 인가도 본격화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내부 회의체를 구성했다. 별도 조직을 구성한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숙원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마련됐다.
발행어음 사업의 다음 과제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 대상의 IMA다. 삼성증권은 2024년 실적 발표 당시 "IMA를 고려해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 후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자기자본(별도기준)은 2024년 12월 말 기준 6조9307억원 규모다.
박 사장은 1965년생으로, 부산 내성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를 받았다. 삼성생명 금융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장 출신으로, 삼성 금융사의 미래 먹거리 창출 및 시너지를 지원해왔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으로 운용사업 안정도 도모했다.
증권 사령탑이 된 첫 해인 2024년에는 호(好)실적을 거뒀다. 삼성증권의 2024년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1조2058억원이다. 삼성증권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강점을 보유한 WM 분야는 물론, IB 부문의 경우, 인수금융(M&A) 중심으로 역량도 키웠다. 2024년 연환산 연결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2.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2024년 4분기 말 연결 기준 1479.3%로 개선됐다.
2025년 올해 삼성증권은 리테일과 본사 영업의 균형적인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 확보, 사업포트폴리오 개선, 장래 수익기반 확충을 전략 방향으로 삼았다. 리테일 고객 지배력을 강화하고, IB 하우스 사업 역량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AI(인공지능) 기반 비대면 고객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초(超)부유층 고객 대상 인프라도 강화한다.
북(book) 활용 확대 및 체계화, IPO(기업공개) 사업 톱티어(Top-Tier) 육성,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역량 제고도 전략목표로 삼았다.
관리형 신탁 및 랩(Wrap)을 활용한 수수료(Fee) 기반 수익모델 구축, 국내/외 다양한 FICC(채권, 외환, 상품) 상품 솔루션 제공도 힘을 싣는다.
본사 영업 고객 풀(pool) 다양화, 법인 고객 임직원 대상 주식보상 관리, 재테크, 절세, 퇴직연금 등 원스톱 종합관리 서비스로 '워크플레이스(workplace) WM'도 제시했다.
종투사 일반환전 허용에 따른 신규 외환서비스, 기관전용 사모펀드 진출과 GP(운용사) 역할을 통한 기업대출 및 부동산 투자 확대 등도 전략방향에 포함시켰다.
나신평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IB부문의 영업환경 위축, 대손비용 확대가능성 등이 부담요인이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의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이 우수하고, 지속적인 비용구조 개선 노력으로 높은 운영효율성 등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양호한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증권 리포트(2025년 2월)에서 "초대형IB로서 매우 우수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한다"며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이나, 신용공여 관련 재무부담은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