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성도 툴리스러쎌코터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공 대표는 미국 등 해외에서 금융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기획예산위원회(기획재정부) 공공관리2팀장을 거쳤다. 이후 BP코리아 대표, 효성중공업 풍력사업단장, GE에너지 대표, 오리온엔지니어드카본코리아 대표 등 에너지 업계에서 활약했다. 법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점이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 추천 이유다.
공 대표는 풍력, 도시가스 등 SK이노베이션 E&S가 담당하고 있는 사업과 연관성이 더 크다. E&S는 작년 11월 SK이노베이션으로 흡수합병으로 기존 사외이사들이 모두 사임했다. SK이노베이션 주도로 구성된 기존 이사회에 에너지 신사업 전문가를 추가한다는 의미가 있다. 공 대표의 합류로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는 5명에서 6명으로 확대된다.
배터리·반도체·친환경 등 3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SKC는 정현욱 김앤장 회계사를 영입한다. 정 회계사는 GE헬스케어코리아 파이낸스 디렉터, 서울반도체 CFO, 램리서치코리아 재무담당 등 20년 가까운 기업 회계·재무 경력을 갖추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산하 에너지 계열사들은 금융투자 전문가들을 영입한다. 지난 20일 정기 주총을 마친 SK가스는 정영채닫기

기업 사정에 밝은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에 실무적인 조언을 하고, 경영성과도 면밀히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뽑는 전직관료 등 기존 이사진보다 경영진에게 쓴소리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각 계열사 이사회에 주문하고 있는 역할이다. 최 회장은 작년 11월 SK 디렉터스 서밋에서 "사업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사회 2.0'을 천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의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게 '이사회 1.0'이다.
이사회 2.0이란 "이사회가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해 경영진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게 최창원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사외이사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다.
SK 에너지 계열사들이 이 같은 경영지침을 보다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은 최근 재무 상황에 대한 위기감과 반성으로 보인다. 각사마다 경쟁적으로 진행했던 배터리 관련 투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 대비한 친환경 관련 투자도 아직 이익 기여도가 미미한 상황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