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개포주공6·7단지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에 ‘입찰 관련 허위사실 공지에 따른 조치의 건’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물산은 공문에서 “귀 조합에서 조합원님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조합장 명의의 문자 서신에서 ‘당사가 입찰 절차에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 일정이 지연’됐고, ‘타 사업장에서도 은밀한 방법으로 클린 수주를 방해하는 조합장의 비리·특정사 밀어주기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허위의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당사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당사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모든 조합원에게 오해가 없도록 근거 없는 제보 내용에 대해 즉시 정정 공지를 요청한다”며 “정정 공지가 안 될 경우 당사는 관련해 모든 법적 조치 등을 취할 수밖에 없음을 안내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조합 관계자는 “(조합 활동에서) 명예훼손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삼성물산에서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삼성물산 측이 보낸 공문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조합원들은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고 이제는 절차대로 진행해서 경쟁 입찰이 됐든 재입찰로 해서 수의 계약을 하든 빠르게 일을 추진하고 싶다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 1월 21일 현장설명회를 거쳐 3월 12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만 단독 입찰하면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했다. 삼성물산은 현장설명회에 참석했고 1월 말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시공사 선정이 불발된 후 조합장은 조합원 대상 문자에서 “그동안 수주 의지를 표명하며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던 2개사 중 1개사(삼성물산)가 막판 입찰을 포기해 결국 유찰됐고, 그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시공자 선정 일정도 4월에서 6월로 일정이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며 “이번 입찰을 포기한 1개사는 우리 단지뿐 아니라 여러 타 정비사업장에서도 동일 혹은 유사한 방식으로 입찰을 포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4일 마감한 잠실우성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관심을 보이다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측은 “공정한 경쟁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정비업계에선 현장설명회에 참석해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후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공문을 보내게 된 발단은 조합장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메시지를 보내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에도 유찰될 경우 5월 중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개발 특성상 특정 사업지 이슈가 다른 사업장 수주에도 영향을 크게 줄 수 있어서 삼성물산이 공식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조합은 지난 1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입찰은 5월 7일에 마감한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