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 사진= IR큐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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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는 전날 장문의 사과문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백 대표는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를 조목조목 언급하며, 차후 개선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3일 사과문을 처음 올린 지 일주일 만이다.
먼저 백 대표는 “일부 온라인상의 원산지 표기 문제를 포함해 모든 제품의 설명문구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시 감시 시스템을 신속히 도입해 소비자 여러분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운을 뗐다.
원산지 표기 문제는 더본코리아 충남 예산 소재 백석공장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더본코리아가 백석공장에서 생산해 자사 온라인몰(더본몰)로 판매 중인 ‘백종원의 백석된장’이 문제였다. 이 제품이 외국산임에도 국산으로 속여 홍보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더구나 백석공장은 농업진흥구역에 속해 외국산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면 농지법에도 저촉된다.
백 대표는 “법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답변을 내놨다.
더본코리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한돈 빽햄 선물세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이 85.4%인데, 동종 제품인 ‘스팸(91.3%)’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부른 것이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빽햄’은 생산을 중단했으며, 맛과 품질 면에서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겠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더본코리아는 또 지난 2023년 11월 충남 홍성 글로벌 바비큐 페스티벌에서 소스를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는 농약 분무기에 담아 고기에 뿌렸다는 논란을 불렀다.
백 대표는 “축제에 사용하는 장비는 고객들의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 삼아 세심하게 점검해 위생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도 “식품위생법 기준을 준수했고, 분무기 사용 관련 현 법적 규제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을 폈다.
이어 “관할 부서와 협의 결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안내받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더본코리아 대표 브랜드인 새마을식당 점주들이 이용하는 비공개 온라인 카페에서 ‘직원 블랙리스트’가 공유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취업 방해를 목적으로 명부를 작성하고 사용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994년 1월 백종원 대표가 설립한 외식업 프랜차이즈 회사다. 현재 한신포차와 새마을식당, 빽다방, 역전우동, 홍콩반점, 롤링파스타 등 20여 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가맹점 수만 2900여 개에 달한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3년간 매출이 2022년 2822억 원에서 2023년 4107억 원, 2024년 4642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256억 원에서 40.6% 뛴 360억 원을 썼다.
회사의 성장 배경에는 백종원 대표 개인에 있다. 각종 유튜브와 예능에 출연하면서 자영업자 상대로 외식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골목상권을 살렸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넷플릭스 콘텐츠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여러 유행어를 남기며, 이슈 몰이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과문.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백 대표가 출연한 과거 유튜브 영상도 다시금 화제가 됐다. 실내 LP가스통을 두고 요리하는 장면이나 우리 농가를 돕겠다는 취지의 영상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점이 빈축을 샀다. 백 대표가 각종 방송에서 자영업자를 상대로 안전과 위생을 무수하게 강조했던 만큼 소비자들의 실망을 부추겼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상태다. 원산지 거짓 표기 업체는 최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현 상황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을 점주님들과는 상생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어려운 외식 환경 속에서 점주님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