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은 전일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김성준 렌딧 대표는 “오늘 발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 과정의 일환이며, 유뱅크 컨소시엄의 협업 공동체 구성과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보다 좋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만큼, 당국과 충분히 협의하여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유력 컨소시엄으로 꼽히던 더존뱅크의 주축회사 더존비즈온은 같은 날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준비하던 컨소시엄들은 더존비즈온이 이끄는 ‘더존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인 ‘한국소호은행(KCD뱅크)’, 현대해상·네이버클라우드·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하는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더존비즈온이 돌연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하고, 유뱅크가 신청 시점을 2025년 하반기로 연기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업계에서는 더존비즈온이 ▲금융당국의 신중한 태도 ▲경기 침체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뱅크 컨소시엄 역시 예비인가 신청을 2025년 하반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유뱅크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시니어, 외국인 등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 금융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성형 AI 기반 은행앱 개발과 대안 신용평가 모델 구축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 및 정치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2025년 하반기까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사업 추진 방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신청을 재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의 신규 인가 정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모든 참여사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접수를 진행하며,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목표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한국소호은행(KCD뱅크)은 컨소시엄에는 한국신용데이터를 비롯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아이티센, 유진투자증권, NH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IT 기업들과 대전광역시 등이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더불어 BNK부산은행도 컨소시엄 참여를 이번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며 하나은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소호은행’은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과는 차별화된 소상공인 맞춤 금융 모델을 도입한다. 사업장 매출, 현금 흐름, 단골 비중, 지역 내 경쟁력 등 실질적인 영업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었던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에게 더욱 정확한 평가와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은 상대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지만, 각각의 특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 진입을 모색 중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공 사례,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 금융 필요성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금융당국의 신중한 태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인터넷은행 시장 포화 등은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특히 향후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와 남아 있는 컨소시엄들의 사업성 입증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금융당국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며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면, 결국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