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을 비롯한 판매사 20여곳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다. 특히 홈플러스 유동화증권의 주관사로 리테일 창구 역할을 맡은 신영증권의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은 MBK가 기업회생을 예상했음에도 단기물을 증권사를 통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형사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카드대금 기반 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하고 해당 상품을 자체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팔거나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 등 증권사로 넘겼다. 하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증권사 모두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홈플러스는 이와 관련해 “2024년 신용평가 시, 전년 대비 주요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중장기 사업기반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각종 사업지표 역시 개선되면서 향후 매출 및 영업수익성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이번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 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 결과 예상과 달리 당사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단기자금 확보에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협력사와 임대점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히 회생신청을 준비해 휴일이 끝나는 3월 4일 바로 신청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현재 주주사인 MBK 파트너스 인수 전인 테스코 시절부터 운전자본 용도로 약 6000~7000억원 규모의 CP, 전단채 및 ABSTB 등 단기자금대출을 활용해 왔으며, 일상적으로 지속 발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CP와 전단채, ABSTB 발행은 수 년간 매월 주기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필요에 따라 갑자기 기획해서 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ABSTB나 기업CP를 리테일 투자자에게 판매한 주체는 증권사들로, 홈플러스는 해당 상품 판매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일 예로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수년 전부터 카드사로부터 당사 카드매입채권을 인수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ABSTB를 발행해 왔으며, 금융기관에서 전량 인수해간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하나증권이 신영증권으로부터 ABSTB를 인수해 리테일 창구에서 재 판매하였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홈플러스의 어음이 처음으로 주거래은행인 SC제인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부도처리되면서 당좌거래가 전면 중지됐다.
당좌예금계좌는 회사나 개인사업자가 은행에 지급을 대행시키기 위해 개설하는 계좌다. 이 예금을 바탕으로 은행은 수표·어음 등을 발행하고 이 어음이 돌아오면 예금주 대신 대금을 지급한다. 다만 최근에는 실시간 이체 등이 발달해 당좌거래가 예전만큼 많이 활용되진 않는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도 현재 신한·SC제일은행 정도만 홈플러스와 당좌거래 실적이 있고, 이외 다른 은행들의 경우 아예 홈플러스와 당좌거래 자체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