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4사 “불황이 뭐죠?” 주가·배당 알찬 비결은 [정답은TSR]](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0323452901076dd55077bc25812315232.jpg&nmt=18)
이런 가운데 규모는 작지만 알찬 경영으로 견고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중견 게임사들이 눈에 띈다. 경영진의 선제적 사업구조 개편, 대표작 순항, 신규 시장 공략 등으로 불황을 뚫고 선전하고 있는 ‘알짜 게임주’를 살펴본다.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20여 국내 주요 게임 상장사 누적 총주주환원율(TSR)를 산출했다. TSR는 일정 기간 주가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분석 기간은 게임업계 불황이 본격화한 202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간이다.
분석 결과 ▲드래곤플라이(대표 조철) ▲더블유게임즈(대표 김가람) ▲위메이드(대표 박관호) ▲넥슨게임즈(대표 박용현) 등 4개 중견 게임사가 최근 2년간 누적 TSR +(플러스)를 기록했다. 드래곤플라이가 누적 TSR 92.7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이어 더블유게임즈(41.33%), 위메이드(17.75%), 넥슨게임즈(3.40%)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 초 이들 4개사 주식을 각각 1000만원어치 매입했다면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이 드래곤플라이 1927만원, 더블유게임즈 1413만원, 위메이드 1177만원, 넥슨게임즈 1034만원 정도라는 얘기다.
총 누적 배당수익률은 더블유게임즈가 6.62%로 가장 높았고, 위메이드가 6.34%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두 게임사는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중견 게임사들은 실적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배당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높은 TSR를 기록한 드래곤플라이는 2023년 본격 시작한 게임 중심 사업 재편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드래곤플라이 주가는 시작일(2022년 12월 31일) 742원에서 종료일(2024년 12월 31일) 1430원으로 마감됐다.
드래곤플라이는 1995년 설립된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사다. ‘카르마온라인’ ‘스페셜포스’ 등 FPS(1인칭슈팅게임) 장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히트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2010년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 불안감이 높아지고, 의료, 반도체 등 전혀 다른 사업 영역을 추진하며 점차 게임업계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
그러던 중 2023년 2월 게임사업 확장을 노리던 IT 솔루션 기업 ‘시티랩스’에 인수되며 다시 게임사로서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2023년 10월 박철우 창업자 겸 전 대표가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사업개발본부장으로 복귀하면서 게임사업 강화 전략이 탄력을 받았다.
드래곤플라이는 2023년 약 4년 만에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 참가했다. 지난해까지 2회 연속 참가하며 대표작 스페셜포스 IP 영상, 웹툰 확장은 물론 MMORPG, 서브컬처 등 장르 다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를 출시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해 간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도 드래곤플라이와 마찬가지로 경영진 변화로 반등한 케이스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미르4 글로벌’ 흥행과 가상자산 ‘위믹스’ 오픈으로 한때 주가가 1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덮친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침체기)에 김남국 전 의원 코인케이트에 연루되며 침체기를 맞았다.
여기에 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로 영업비용이 급증하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연속 적자에 빠졌다. 주가도 3만원 대로 급락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에 집중하던 장현국 대표가 물러나고 박관호 창업주가 대표에 복귀했다.
박관호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블록체인 사업 축소와 본업인 게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박관호 대표 경영복귀로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해 초 6만원 선까지 회복했다. 여기에 2023년 출시한 ‘나이트 크로우’가 제 역할을 해내며 지난해 영억이익 81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위메이드는 최근 출시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시작으로 올해 게임과 AI 등을 융합하는 등 기업 리브랜딩을 선언했다. 박관호 대표는 “지난 25년을 기반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점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도전 정신을 다시금 되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드래곤플라이와 위메이드가 창업주 복귀로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면 더블유게임즈와 넥슨게임즈는 게임사 본연 경쟁력으로 불황을 돌파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소셜 카지노 전문 게임사로 국내 게임 상장사 중 크래프톤과 함께 실적 불황을 비껴간 곳이다.
더블유게임즈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에서 점유율 약 10.8%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소셜 카지노는 이용자 충성도가 높고 소비력이 높은 중장년층이 주이용자로 안정적 수익성이 강점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주력인 소셜 카지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2022년 6173억원에서 2023년 5823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39억원에서 21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6335억원과 역대 최대 영업이익 24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9.3%로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최상위권이다.
더블유게임즈의 이런 실적 비결은 높은 해외 매출 비중 덕분이다. 주력인 소셜 카지노 게임은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보다 규제가 덜한 유럽과 미국에서 호응도가 높다. 더블유게임즈 매출 중 90% 이상이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꾸준한 배당 확대도 누적 TSR 상승에 주효했다. 게임업계가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던 2021년 더블유게임즈 배당금은 주당 700원에서 2023년 1000원으로 확대됐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2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수치이며, 연결 EBITDA 증가율 4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넥슨 핵심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대표작 ‘블루아카이브’가 한일 양국에서 매출 역주행 신화를 쓰며 든든한 매출원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한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기센던트’가 넥슨의 오랜 염원인 서구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과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았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해 출시 직후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랐다. PC와 콘솔 플랫폼을 합쳐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5만명을 넘겼다. 전세계 26개국에서 스팀 매출 5위 안에 진입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스팀 매출 1위를 5주간 이어갔다. 전체 이용자 중 미국, 유럽 비중이 70%에 이른다.
신구 IP 조화를 이룬 넥슨게임즈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2561억원, 영업이익 387억원, 당기순이익 3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32%, 영업이익 222%, 당기순이익 178% 증가한 실적이다. 2022년 넥슨 핵심 자회사로 출범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넥슨게임즈가 향후 넥슨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과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직군 개발 인력을 상시 채용하며 ‘던전앤파이터:아라드’ ‘프로젝트 DX’ ‘프로젝트 RX’ 등 신작 프로젝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