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대표는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별관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과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필요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부상을 입은 분들과 가족분들께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박상준 건축사업본부장, 김정배 안전품질본부장과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상자와 유가족 지원에 관해서는 장례 절차, 치료 지원 외에 가구당 300만원의 생계비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주 대표가 직접 설명했다. 특히 "현재 사상자 6명의 가족을 직접 만나 뵀고 나머지 4명의 가족분도 뵐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장 교량 붕괴 당시 무너진 구조물에 별다른 고정장치가 없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이에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배 본부장은 "통상 거더(기둥 위를 가로로 연결하는 강철 빔)를 설치할 때 전도방지용 장비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 건설 현장에서도 설치한 걸로 알고 있다"며 "다만 조사 중인 상황에서 답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 사용된 ‘DR거더 런칭 가설’ 공법은 인천과 충청 내륙 등 전국 4곳에 사용됐다는 게 현대엔지니어링 측 설명이다.
더불어 사고 당일 안전·보호장구와 안전교육도 이뤄졌다고. 김 본부장은 "작업 전 매일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장비를 확인하며 위험성을 평가한 뒤 안전한 상황에서 작업에 투입된다"며 "당일에도 교육과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하고 작업에 투입됐다. 안전모와 안전고리, 벨트를 착용했고 낙하 방지망도 설치했다"고 부연했다.
공동 시공한 3개 사와 책임 분담과 관련해 주 대표는 “아직 책임 소재를 운운할 단계는 아니지만 책임 시공사이기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만 아직 참여사와 논한 적은 없고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시공 비용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그에 대한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사고 당일 중국 국적의 노동자 3명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김 본부장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언어로 안전장치와 시설물을 표기하고 통역을 통해 교육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며 "당일 현장에서 이뤄졌는지는 추가로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는 지난 25일 오전 9시49분께 발생했다. 현장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양대리와 경기 안성시 서운면 인리 경계에 위치한 청용천교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공사로 도로 연장(4.1㎞)과 교량 9개소(1.195㎞), 터널 3개소(1.311㎞) 등이 주 내용이다. 공사 기간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오는 2026년 12월까지 84개월까지로 사고 직전 공정율은 61.7%다. 현대엔지니어링(57.2%), 호반산업(34.4%), 범양건영(8.4%) 공동도급으로 계약금액은 2053억원,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분이 1175억원 가량이다.
경찰은 이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하도급사 장헌산업, 강산개발을 비롯해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관련 기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조사 종료 또는 승인 후 국도 34호선 도로 포함 주변 시설에 대한 조속한 복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