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23억 원(4억3600만 달러)으로 전년(6174억 원·4억7300만 달러) 대비 2.4% 감소했다. 쿠팡Inc는 첫 연간 영업흑자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이익 규모는 줄었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진출에 따른 경쟁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628억 원),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수익성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쿠팡 매출 성장에는 파페치와 대만 등의 성장사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파페치와 대만,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1조5098억 원(10억82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3601억 원(2억73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24년 한 해 매출은 5조 원대를 육박하는 4조880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영난과 파산 위기를 겪었던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는 인수 1년 만에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대만 현지사업은 로켓배송과 직구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와우 멤버십을 론칭하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성장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은 8606억 원(6억3100만 달러)으로, 전년(4억6600만 달러)보다 35% 늘었다.
지난해 쿠팡Inc의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36조4093억 원(266억9900만 달러)이다. 4분기 매출액은 9조6042억 원(68억83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또, 2024년 말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은 2280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2080만명)과 비교해 10% 불어났다. 고객의 1인당 매출은 44만6500원(320달러)로 전년보다 6%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부분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쿠팡은 꾸준한 서비스 확장과 신사업으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김범석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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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파페치와 대만의 성장 사례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우리의 성장 스토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playbook·성공 매뉴얼)을 다른 시장에서도 똑같이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알럭스가 있다. 전용 앱과 럭셔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고품질 콘텐츠를 선보이며 럭셔리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뷰티 서비스다. 이달 초에는 첫 앰배서더로 배우 김고은을 발탁했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스타 모델을 기용해 럭셔리 뷰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쿠팡 로켓프레시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인 ‘프리미엄 프레시’는 과일·수산·채소·정육·계란·유제품 등 12개 카테고리 500여 개 상품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굿(Good)’ 등급과 비교적 품질이 뛰어난 ‘베러(Better)’ 등급을 넘어선 ‘베스트(Best)’ 등급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게 특징이다.
그간 쿠팡은 저렴하고 빠른 배송을 최우선 원칙으로 했다. 특히 와우 멤버십 혜택을 토대로 유료 멤버십 회원을 모아왔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서비스는 물론 고객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쿠팡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022년 로켓배송을 론칭한 대만에서 쿠팡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에 대해 “대만 로켓배송의 지난해 4분기 순매출이 전분기(3분기)보다 23% 성장하는 등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였다”며 “대만 성장의 대부분은 유기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우리가 구축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의 힘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만에 와우 멤버십 프로그램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알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대만에서 흥미로운 여정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통해선 글로벌과 프리미엄 동시 공략에 나선다. 김 의장은 파페치에 대해 “지난해 초 인수한 파페치는 연간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고, 성장 지표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었다”며 “그런 어려움 속에도, 파페치는 연간 거래액이 40억 달러에 달하는 업계 리더이자 럭셔리 패션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1년 전 분기당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넘는 파페치 손실은 현재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고, 규모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중요한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고객 경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끝으로 김 의장은 올해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혁신하고, 통제된 운영 방식과 장기적 안목으로 거대한 기회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자동화 기술에 대한 활용도 향상,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마진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