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달 최대 규모 정비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따내고, 이달 대림가락 재건축을 수주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4544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대림가락 재건축은 송파구 방이동 217번지 일대 3만5241㎡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의 총 9개 동, 867가구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4544억원이다.
대림가락 재건축은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맞닿아 있다. 인근에는 방산초·세륜중·석촌중·방산고·창덕여고 등 학군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인근 올림픽공원·석촌호수 등 자연 환경에 롯데호텔월드·송파구청·대형병원 등 주거 환경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삼성물산은 신규 단지명으로 '래미안 비아채'를 제안했다. 비아채는 '우아한 빛을 품은 공간', '우아함과 조화로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지 외관은 수직과 수평의 조화로 주거동의 형태미가 돋보이도록 할 예정이다. 발코니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입면 패턴 등을 입힌다.
100m 높이에 위치하는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올림픽공원과 롯데월드타워를 풍경으로 하는 스카이 라운지·게스트 하우스·테라스 등의 공간을 조성한다. 저층의 썬큰 커뮤니티에는 다이닝카페·피트니스·도서관 등 시설을 구축한다. 또 강화된 층간소음방지 시스템, 홈플랫폼 홈닉 서비스 등 기술로 주거 성능을 강화하고, 전망형 다이닝·입체적 파노라마 전망 거실 등 특화 평면으로 쾌적한 주거 환경을 보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대림가락 재건축으로 2개월 만에 서울에서만 2조원 이상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정지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이어 서울 시내 주요 사업지에서 정비사업 수주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대림가락 단지와 인접한 송파 한양3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다음달 22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수의로 계약하는 안을 의결할 것으로 전해진다. 1조원이 넘는 강남 재건축 사업지 신반포4차 역시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하다. 지난 17일 신반포 4차 재건축 조합이 삼성물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반포4차는 지상 최고 49층 1828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가 1조310억원 규모에 달한다.
공사비 분쟁으로 시공사를 교체하는 강서구 방화6구역도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이 새 시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화6구역은 방화뉴타운 사업지 중 하나로 9호선 신방화역 역세권인 데다 마곡지구와 인접해 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799만5000원으로, 수주 시 총 사업비는 약 24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수주 경쟁에서 한동안 물러나 있던 삼성물산이 출혈 수주에까지 나서고 있다. 올해 현대건설과의 첫 빅매치인 한남4구역에 이어 GS건설이 오랜시간 공들여 온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우성 재건축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101-1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2860가구와 근린생활시설(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총 1조6934억원 규모다. 한남4구역 수주 전 이후 두번째 빅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개포주공5·6단지에서도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다시 맞붙는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정비사업은 지하 5층~지상 35층, 연면적 56만2341㎡의 대규모 사업지다. 조합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는 890만원으로, 총 공사비는 1조5139억6100만원에 달한다. 개포주공6·7단지는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붙어있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역세권 단지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는 개포6·7단지 주변에 있는 다른 사업지에도 만반에 준비를 하는 만큼, 긍정적인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선 삼성물산이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펼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사들이 수주 전에서 질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브랜드 이미지 등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대부분이 선별수주 강화 전략을 선택과 동시에 경쟁 없는 수주를 선호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오랜시간 동안 한 사업지에 공을 들인 건설사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3조4000억원에서 대폭 올린 5조원으로 설정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안양종합운동장 동측 재개발(8331억원), 용산구 남영2구역 재개발(6619억원) 등 정비사업 수주 3조6398억원을 달성하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다음으로 정비사업 수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