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개인형 수익률이 모두 떨어지자, 은행권은 앞다퉈 퇴직연금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적립액 증가량이 제일 많았다. 2023년 33조6987억원에서 2024년 말 40조2734억원으로 늘며 총 6조5747억원가량 늘었다.
적립 총액은 신한은행이 45조91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이 42조481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은행은 27조1088억원, NH농협은행은 23조45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확정급여형 적립액이 16조865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이 16조7027억원으로 근소하게 2위를 차지했다.
확정기여형에서는 KB국민은행이 14조2494억원으로 1위 자리를 유지했고, 신한은행이 13조6083억원으로 역시 2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이 10조9494억원으로 나타내며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KB국민은행은 확정급여형 3.65%, 확정기여형 3.92%, 개인형 3.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0.66%p, 0.47%p, 0.38%p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확정급여형 3.62%, 확정기여형 3.30%, 개인형 3.24%의 수익률을 보였는데, 각각 지난해보다 0.9%p, 0.6%p, 0.44%p씩 하락하며 5대은행들 중 가장 수익률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확정급여형과 개인형 수익률이 지난해 5대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1년 사이 3위 수준으로 내려왔다.
하나은행의 수익률은 확정급여형 3.73%, 확정기여형 3.49%, 개인형 3.32%로 각각 전년대비 0.75%p, 0.59%p, 0.34%p씩 하락했지만, 올해 기준으로 3개 부문에서 모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확정급여형 3.60%, 확정기여형 3.34%, 개인형 3.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각 작년보다 0.86%p, 0.41%p, 0.26%p씩 떨어졌는데, 확정급여형의 하락은 컸던 반면 개인형의 하락폭은 최소화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NH농협은행은 확정급여형 3.41%, 확정기여형 3.25%, 개인형 3.07%의 수익률을 보였다. 유형 별로 전년도보다 0.4%p, 0.25%p, 0.16%p씩 떨어졌지만,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의 하락폭이었다. 다만 2023년에도 수익률이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기 때문에 지난해에도 5대 은행 중에서는 가장 수익률이 낮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더 얻을 수 있는 금융사로의 ‘머니무브’도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선보인지 3달 만에 2조4000억원의 적립금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은행에서만 4600억원대 순유출이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와 비교할 때 은행 퇴직연금의 장점은 안정성과 고객관리 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증권사들의 파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은행은 다양한 이벤트과 더욱 세심한 고객관리로 수익률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나의 퇴직연금’을 전면 개편했다. ‘나의 퇴직연금’은 퇴직연금 가입고객에게 신한 SOL뱅크에서 계좌정보, 평가금액, 보유상품 정보 등 상품 가입정보 및 서비스를 안내하는 플랫폼이다. ETF 거래 시 기존 3단계 보유상품변경 프로세스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간소화했고 고객수익률 향상을 위해 퇴직연금 상품을 지속 선별해 ETF 상품 라인업을 은행권 최다인 190개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손님만을 위한 전문 상담센터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서울·경기·대구·부산 등 전국 7개 주요 거점에 설치했다.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손님들을 위한 ▲카카오톡 ‘퇴직연금 스마트 안내장’ ▲모바일 은퇴설계 솔루션 ‘하나더넥스트 연금플래너’ ▲모바일 연금진단 서비스 ‘하나원큐 연금닥터’ 등 쉽고 편리하게 손님들이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