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건설기계지만…해외 공략 vs 내수 중심 큰 차이 [정답은 TSR]](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2322302906431dd55077bc25812315232.jpg&nmt=18)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 관심이 크다. 그런데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지난해 HD현대건설기계 주주들이 더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같은 건설기계 부문인데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들은 그렇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2024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누적 총주주환원율(TSR)을 산출했다. TSR는 일정 기간 주가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누적 TSR는 각각 17.50%와 ?10.84%를 기록했다. 가령 2024년 1월 두 회사 주식을 각각 1000만원어치 매입했다면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이 HD현대건설기계 1175만원, HD현대인프라코어는 892만원 정도라는 얘기다. 차이가 크다.
누적 배당수익률은 HD현대건설기계 4.74%, HD현대인프라코어 4.31%로 비슷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2023년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700원씩 총 127억원을 지급했으며, HD현대인프라코어는 주당 110원씩 총 219억원을 지급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4월 자사주 85만3697주를 소각했다. 8월에는 지난해 2월 19일부터 8월 19일까지 신탁계약을 통해 추가 매입한 자사주 54만1510주를 모두 소각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2월 5일부터 8월 5일까지 신탁계약으로 취득한 자사주 694만7586주를 모두 소각했다.
TSR 차이는 누적 주가상승률에서 갈렸다. HD현대건설기계는 12.77%, HD현대인프라코어는 -15.15%를 기록했다. HD현대건설기계 주식이 1년간 10%대 수익률을 올릴 동안, HD현대인프라코어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두 회사 모두 굴착기와 휠로더 등 중대형 건설장비를 생산, 판매하는 곳으로 사업 분야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엔진 사업을 추가로 하고 있다. 이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과거 두산그룹에 속해 있던 시절부터 해오던 사업이다.
다만 HD현대인프라코어 엔진 사업이 누적 TSR 수치에 미쳤을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엔진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 증가했다. 건설기계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와 90% 감소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치다.
또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HD현대인프라코어가 HD현대건설기계보다 내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 부문 총매출 중 신흥시장 및 한국 비중은 54.4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북미와 유럽이 36.47%, 중국 9.10%를 차지했다. 반면 HD현대건설기계는 국내가 7.21%에 불과하다. 나머지 92.79%가 해외 매출이다.
규모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더 크다. 다만 지난해 장사를 더 잘한 곳은 HD현대건설기계다. 건설장비 산업이 다운턴 사이클에 놓이면서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HD현대건설기계 실적 감소 폭이 더 적었다.
![같은 건설기계지만…해외 공략 vs 내수 중심 큰 차이 [정답은 TSR]](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2322305005055dd55077bc25812315232.jpg&nmt=18)
한편 두 회사는 리더십에서도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는 ‘생산 전문가’다. 대표이사 취임 후 공장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제조공정을 간소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만 64세인 그는 부산기계공고와 방송통신대 경영학과 나왔고, 창원대 경영대학원 석·박사를 받았다. 1977년 삼성중공업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2009년 볼보건설기계그룹으로 옮겨 2014년 아시아운영본부 생산기획 전무를 끝으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로 이직했다.
2017년까지 4년간 두산인프라코어 Heavy BG 생산총괄 전무를 지냈다. 이후 2019~202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자문위원 활동하다, 2021년 5월 현대건설기계(현 HD현대건설기계) 글로벌생산혁신실 부사장으로 영입돼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그해 11월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22년 1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재무통’ 조영철 대표와 ‘엔지니어’ 오승현 대표가 함께 이끌고 있다. 조 대표가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오 대표가 엔진과 건설기계 사업을 총괄한다.
만 63세인 조 대표는 HD현대 순혈맨이다. 부산 금성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졸업 후 1988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 2014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경영분석태스크포스팀(TFT) 전무를 맡았으며, 2015년에는 현대선물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2016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 CFO 겸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2021년 7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그해 8월 현대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도 겸임하게 됐다. 조 대표의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오승현 대표는 뼛속까지 엔지니어다. 만 59세인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89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에서 제품 연구개발(R&D) 담당했으며 이후 제품설계 담당을 거쳐 2019년 건기제품개발총괄을 역임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제뉴인으로 편입된 이후인 2021년 4월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사업 본부장을 맡았다. 그해 말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23년 1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