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경만 KT&G 사장과 직원들이 '캐주얼 미팅'으로 소통 행보에 나선 모습. /사진=KT&G
앞서 KT&G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9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신임 방경만 사장은 우려와 달리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1971년생으로, KT&G와는 1998년 인연을 맺었다. 이후 28년간 KT&G에서 브랜드실장과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총괄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KT&G 사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따라오는 이유다.
방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소통 경영에 중점을 뒀다. 취임 일성으로 내건 메시지에도 소통이 담겼다. 차기 경영전략으로 ‘T·O·P(Trust, Origin, Professional)’를 제시했는데, 구성원과의 적극적 소통으로 신뢰(Trust)를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KT&G 핵심 사업인 담배와 인삼이 해외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펼치기 위해서는 소통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 사장은 즉각 행동으로 옮겼다. 취임 한 달도 안 돼 직원들과 ‘캐주얼 미팅’에 나섰다. 직원 20여 명을 불러 형식적인 식순이나 사회자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 것. 이 자리에서 방 사장은 평사원에서 대표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자신의 회사생활 노하우도 들려줬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에 대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또한, 방 사장은 KT&G 충남본부와 서대전지사 등 영업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인도네시아와 몽골, 대만 등 주요 해외 사업장도 직접 찾으면서 현지 직원들과 공감대를 넓혔다. 아울러 전략·마케팅·생산 부문을 신설해 각 부문장의 책임 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권역별 CIC(Company In Company, 사내 독립 기업)와 생산본부를 설립해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실행력에 집중했다.
이처럼 방 사장은 KT&G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 문화를 쇄신하는 데 속도를 냈다. KT&G 내 2030 세대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Global Jr. Committee)’와 ‘글로벌 CA(Global Change Agent)’도 출범시켰다.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는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가 목표로, 사내 공모를 통해 본사‧영업‧제조 등 전국 기관에서 8명을 선발했다. KT&G의 글로벌 인력이 증가함에 따라 선진 기업 문화를 마련하는 게 주된 업무다.
‘글로벌 CA’는 국내외 기관별 조직 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중 우수사례를 발굴해 기업 전체로 전파한다. KT&G 인도네시아 법인 내 외국인 직원들도 협의체에 참여했다. 해외 현지 법인의 조직 문화를 진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방 사장은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와 ‘글로벌 CA’를 직접 주관했다. 구성원과의 양방향 소통으로 세대 간 격차를 뛰어넘겠다는 의지에서다.
KT&G 사내 문화인 ‘독서 경영’ 전통도 이어가고 있다. KT&G 사내 도서관인 ‘상상마루’를 활용한 것으로, 여기서는 ‘CEO 추천도서’와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이 전개된다. KT&G는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독서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후 8년 연속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소년원생들을 위한 도서관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방 사장은 기업의 투명 경영에 앞장섰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여부,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집중투표제 채택 등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15개를 100% 준수한 것이다. 이에 KT&G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우수법인’에 이름을 올렸다.
방경만 KT&G 사장은 “높은 수준의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의 즐거움과 의미, 성장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며 “구성원들이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하는 KT&G를 만들기 위해 소통의 기회는 더하고(+), 비효율은 제거(-)하며, 과감한 도전과 협업으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성장의 결실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