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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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9% 늘어난 538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8.1% 감소한 31억 원으로 집계됐고, 순손실은 188억 원으로 전년보다 301억 원 축소됐다. 영업이익 감소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기준 변경 여파다.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은 68억 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백화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고, 파이브가이즈 등 F&B(식음료) 부문 매출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본업인 백화점과 함께 F&B를 담당하는 햄버거 사업 에프지코리아, 와인을 수입하는 비노갤러리아 등으로 사업이 나뉜다.
한화갤러리아에서 백화점과 F&B 매출을 보면 식음료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백화점 매출액은 전체의 97.8%, 식음료는 2.2%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백화점 매출액은 90.6%로 줄었고, 식음료는 9.4%로 늘었다. F&B 매출이 4배 이상 성장한 것.
백화점 매출 비중 축소는 본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대로 김 부사장이 밀고 있는 F&B 사업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다고도 볼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성공적으로 안착한 파이브가이즈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4분기 파이브가이즈 일본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동시에, 지난해 9월 음료 제조 전문업체인 퓨어플러스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음료’ 생산과 수출, 아이스크림 신사업 등을 준비 중이다.
다만 F&B 사업에 주력한 탓에 본업인 백화점에서 힘이 빠지고 있다는 지적은 외면할 수 없다.
회사 관계자는 “특징적인 프리미엄 콘텐츠를 바탕으로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사업 모색 등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명품 백화점’으로 입지를 다져온 한화갤러리아는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다시금 경쟁력 회복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 명품관의 ‘럭셔리 공간’을 대폭 확대한다.
올해 명품관 리뉴얼의 핵심은 웨스트(WEST)관의 명품 브랜드 강화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관 공간을 대폭 리뉴얼해 명품관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변화로 이스트관에 있었던 ‘에르메스’가 웨스트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올 8월 오픈 예정으로 기존보다 더 넓고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하이주얼리 브랜드 ‘쇼메’와 ‘보테가 베네타’ 등도 이스트관에서 웨스트관으로 확장 이전 오픈했으며, 이미 웨스트관에 입점한 ‘구찌’는 올 상반기에 매장을 새단장한다.
이외에도 지난해 9월 명품관 웨스트 2층 리뉴얼 오픈을 비롯해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통한 고급 와인 수입 판매 등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이사회에도 변화가 생긴다. 김태원 상품본부장 사내이사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강신호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점장 겸 상품실장이 신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이존우 알스퀘어 대표이사와 송지혜 엔다이브 대표이사가 진입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에르메스 확장 이전 등 기존 백화점 점포 경쟁력 제고와 함께 F&B 부문을 시작으로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