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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컴백' CJ제일제당 강신호, K푸드 열기 타고 해외서 ‘훨훨’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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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2-20 17:02

CJ제일제당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比 26% 올라
내수 부진에 국내 매출 주춤…해외는 고공행진
미국, 유럽, 호주 등 서구권 K푸드 영향력 확대
비비고 만두, 김치에 햇반도 인기…공장 증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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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판매되는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뉴질랜드에서 판매되는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가 본업인 식품사업으로 취임 1년 만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햇반과 비비고 김치, 만두 등 주력 제품군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국내 실적을 따라잡았다. 강 대표는 여세를 몰아 미국과 유럽 등에 대규모 K푸드 생산공장을 짓고, 호주로 판매망을 넓히는 등 서구권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CJ대한통운 제외)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7조871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영업이익이 1조323억 원으로 전년보다 26.0% 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 쿠팡과 직거래를 재개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뛴 데 더해, 해외에선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구권 K푸드 열기가 치솟은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11조2644억 원)과 비슷한 11조353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사업은 전년보다 1.8% 감소한 5조7716억 원에 그쳤으나, 해외사업은 3.6% 뛴 5조5814억 원을 냈다. 햇반, 비비고를 주축으로 한 CJ제일제당 K푸드 열기가 해외에서 실적으로도 입증된 셈이다. 자연스레 CJ제일제당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47.8%에서 2024년 49.2%로 확대되면서 국내 사업과 대동소이한 수준에 이르렀다.

CJ제일제당의 K푸드 주역은 앞서 언급한 대로 햇반과 비비고로 추려진다. 건강하게 식문화를 즐기는 ‘헬시 플레저’ 열풍에 따라 햇반을 기존 즉석밥 외 곤약밥이나 솥밥으로 카테고리를 넓힌 점이 주효했다. 곤약밥은 천지향미(米)를 원료로 칼로리가 낮은 데다 곤약의 찰진 식감이 어우러졌다. 솥반은 진공 가압 기술로 솥밥을 구현했으며, 풍성한 재료와 영양을 즉석밥으로 담아냈다. 곤약밥은 현재 누적 판매량 1800만 개, 솥반은 3000만 개를 넘어서면서 햇반 대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햇반 브랜드의 연 매출도 1조를 앞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시장에서 K푸드 레스토랑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햇반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2023년 기준 햇반 백미의 북미 수출액은 1600억 원으로, 이는 2년 전 2021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백미밥과 잡곡밥을 북미 지역으로 수출한다. 밥솥이 없는 북미 소비자들의 주방 특성을 고려해 즉석밥의 간편 조리를 강조했다.

비비고는 만두와 김치로 해외 시장에서 날개를 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BI(Brand Identity)도 마련했다. 비빔밥을 담는 돌솥 모양에서 벗어나 밥상으로 형상화했다. 국내를 벗어나 K푸드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또한, 영문명에 더해 한글명도 같이 표기, 한국 브랜드임을 알렸다. 동시에 CJ제일제당은 한국의 대표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와 핫도그, 김밥, 김말이, 붕어빵, 호떡 등 6종을 K푸드 전략 품목으로 내세웠다.

특히 북미 지역과 유럽, 호주 등 서구권 중심에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북미에서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만두와 피자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비비고의 미국 시장 만두 점유율은 2023년 37.5%에서 2024년 41.0%로 확대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슈완스의 냉동 피자 브랜드인 레드바론도 2023년 20.0%에서 2024년 20.8%로 점유율을 높여 1위 자리를 지켰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의 현지 김치 제조업체를 인수하면서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만두, 피자에 이은 김치로 또 다른 K푸드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전년(4조3807억 원) 대비 7.6% 뛴 4조7138억 원이다.
유럽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유럽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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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시장으로 유럽과 호주 등도 공략하고 있다. 우선 독일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 ‘비비고 스토어’를 공식 입점했다. 여기서는 비비고 김스낵과 K소스, 만두, 치킨 등 총 19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네덜란드 등 주변 서유럽 국가에서도 유통채널에 비비고 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에데카(Edeka)와 글로버스(Globus), 테굿(Tegut), 레베(REWE) 등 유럽 마트 체인에 비비고를 입점했다. 비비고의 독일 만두 점유율은 2021년 18%에서 2024년 48%로 가파르게 올랐다.
호주에선 대형마트인 울워스(Woolworths)에 비비고 냉동 김밥을 공식 입점, 판매 중이다. 참치마요 김밥과 불고기 김밥 2종으로, 호주 현지인 식습관을 고려해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돼지고기 왕교자와 야채 왕교자 등 비비고 만두를 함께 판매한다. 비비고는 현재 호주 전역의 울워스 1000여 개 매장 진열대에 올려진 상태다. 최근에는 호주 현지에서 비비고 김치도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17개 국가에서 34개 식품사업 법인을 마련했다. 생산시설도 이들 국가에서 33곳이 가동된다. 비비고는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서구권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들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강신호 대표가 컴백하면서 CJ제일제당의 해외사업이 꽃을 피우는 모습이다. 1961년생 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지난 1988년 CJ그룹으로 입사했다. 그는 CJ그룹에서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대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년 만에 화려하게 CJ제일제당 대표직으로 복귀했다. 이후 K푸드가 글로벌로 성과를 내면서 취임 첫해에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유럽 헝가리와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K푸드로 지구촌 곳곳에 전파하겠다는 일념이다. 헝가리에서는 수도 부다페스트 근교에 있는 두나버르사니에 부지 11만5000㎡ 규모의 공장을 조성한다. 오는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사업비 1000억 원이 들어갔다. 비비고 만두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자회사 슈완스가 있는 사우스다코다주 수폴스 지역에 57만5000㎡ 면적의 공장을 짓는다. 북미 최대 규모의 식품 제조시설로, 초기 투자 금액만 7000억 원에 이른다.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으로, 이곳에서는 비비고 만두와 에그롤 등이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과 헝가리 공장을 가동하면서 국내 메가 히트 상품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온리원 정신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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