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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흑자’ 한숨 돌린 남양유업, 저성장·저출생에 ‘리브랜딩’ 가속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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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2-19 16:02

남양유업 5년 만에 순이익 흑자 전환
한앤컴퍼니 체재 후 대대적 리브랜딩
준법의식 제고에 유업도 라인업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주주가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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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논현동 사옥. /사진=손원태기자

남양유업 논현동 사옥. /사진=손원태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체제로 전환된 지 1년 만에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국내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저출생 현상마저 심화하고 있어 유업은 이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외식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본업인 분유와 발효유 그리고 가공유 등에 집중, 사업 재편에 힘을 줬다.

19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9968억 원보다 4.4% 줄어든 9528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가 저성장 기조에 갇히면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한 점과 저출생으로 인한 우유와 분유 수요가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FIS) 통계상 지난해 소매점에서 판매된 국내 우유 시장 규모는 1조9182억 원으로, 전년(1조9639억 원) 대비 2.33% 축소됐다. 분유는 전년 301억 원에서 22.06% 빠진 235억 원 규모를 나타냈다.

저성장, 저출생 이중고가 유업 실적 정체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로 인수된 후 사업 재정비에 나서면서 빠른 안정세를 보여줬다. 수익 면에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99억 원까지 줄이면서 전년 715억 원 적자 대비 86.2% 개선했다. 특히 순이익 7300만 원을 내면서 전년 662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흑자로 돌려놨다. 남양유업으로서는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의 흑자 전환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월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 일가와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이사회를 새로 꾸리면서 기존 대표이사제를 폐지하고, 집행임원제를 도입했다. 경영 안정화가 우선인 만큼 이사회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집행임원제는 회사 업무를 맡는 구조로 분리한 것이다. 그러면서 첫 대표집행임원으로 기존 김승언 남양유업 경영지배인을 선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1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20여 년 넘게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남양유업 경영지배인에 오르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소란스러웠던 회사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한앤컴퍼니는 외부 인사보다 내부 인사가 그룹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 김 대표를 향한 신임을 보냈다. 기대대로 김 대표는 회사 시스템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경영 안정화에 속도를 냈다.

대표적으로 준법·윤리 경영 시스템인 ‘컴플라이언스 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출범, 회사의 불법이나 비리 가능성을 내부에서부터 통제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한국표준협회(KSA)로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45001 인증을 획득해 생산시설 내 산업재해 예방에도 힘을 실었다. 새해에는 근로자의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생산, 물류, 폐수처리장 등 주요 시설 현장 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연내 본사를 비롯한 모든 사업장을 차례대로 찾아 안전보건 합동 순회 점검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백미당 매장.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 백미당 매장. /사진=남양유업

김 대표와 함께 한앤컴퍼니는 사업 재정비에 열을 올렸다. 수익성이 낮은 외식사업인 ‘일치프리아니’와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의 매장을 정리했다. 남양유업의 카페 프랜차이즈인 백미당은 외식사업에서 떼내 별도 법인(백미당아이앤씨)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56개의 백미당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유기농 우유나 제철 과일을 활용한 건강식 음료에다 까눌레, 휘낭시에와 같은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여 메뉴 경쟁력을 높였다.

본업인 유업에서는 분유는 해외 공략, 발효유는 품목 확대 전략으로 나섰다. 우선 분유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에서 수출 전선을 넓혔다. 남양유업 대표 분유 라인인 ‘임페리얼 XO’와 해외 현지화 제품인 ‘스타그로우’가 그 주인공이다. 남양유업은 마케팅도 해외 현지 임산부나 산모 대상 ‘임신육아교실’을 열면서 호응을 끌어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의 분유 수출액은 지난 2020년 240억 원에서 2023년 300억 원으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발효유에서는 건강 트렌드가 주목받음에 따라 저칼로리 제품을 확대했다. 남양유업 대표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를 유당을 제거한 ‘불가리스 제로’로 내놓았다. 또한, 불가리스를 그릭 요거트 ‘소잘요 그릭’이나 떠먹는 형태인 ‘불가리스 떠불’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키웠다. 이외에도 가공유에서는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과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를 잇달아 출시해 신사업도 강화했다.

또한 남양유업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반복하면서 주가 제고에 앞장섰다. 지난해에만 43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새해에도 200억 원에 이르는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주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액면가를 주당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키로 했다. 이로써 남양유업 보통주는 67만9731주에서 679만7310주, 종류주는 20만 주에서 200만 주로 10배 늘어났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노력에 지난해 11월 20일 액면분할 단행 후 6만7700이던 주가는 이날 7만7000원(종가 기준)으로, 13.7% 뛰었다.

남양유업 측은 “지난해 경영권 변경 이후 책임경영 원칙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이어오고 있다”며 “주주들과 고객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앞으로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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