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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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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 13.7% 증가한 4조4111억원, 351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요 유료방송 3사(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중 유일한 실적 성장을 나타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영업손실 11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LG헬로비전도 전년 대비 71.5% 급감한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 증가와 가입자 둔화로 위기인 성장 둔화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 확장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T의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 SKT의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 아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SKT가 올해 AI 수익화를 위해 선언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는 ▲AI 데이터센터(AIDC)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Edge AI) 등 세가지 축을 중심 AI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한 축인 AIDC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SKT는 지난해 말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 24.8%를 1조1500억원에 인수하며 SK브로드밴드 지분 99.1%까지 확대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하던 IPO(기업공개)를 철회하고 통신·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등 사업간 시너지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SKT는 조직개편을 통해 양사의 임원 겸직체제를 확대했다. 또한 시너지를 내기 위한 ‘AIDC 사업부’를 격상시키고 수장에 하민용 SKT 부사장을 선임했다. 양사는 SK브로드밴드가 운영 중인 전통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IDC 생태계를 확장해 간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AIDC로 탈바꿈한 가산 데이터센터가 있다. 가산 데이터센터는 서초, 일산, 분당 등 SK브로드밴드가 서울, 경기권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6곳 중 하나로 SKT, SK브로드밴드, 미국의 GPUaaS 기업 람다가 협력해 오픈했다.
SKT가 람다와의 파트너십으로 확보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가산 데이터센터 유휴 공간에 배치한 형태다. 지난해 SKT의 AI DC 매출은 가산 데이터센터 등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3.1% 상승한 3974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SKT는 향후 다량의 엔비디아 GPU를 확보해 SK브로드밴드가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에 배치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 AIDC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는 본업인 유료방송 영역에서도 SKT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에서도 AI 컴퍼니 전략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말 자사 IPTV 서비스 Btv와 SKT의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결합한 ‘Btv 에이닷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에이닷 기반의 음성 검색 범위를 Btv뿐 아니라 OTT, 유튜브, 웹까지 확대해 고객에게 최적의 콘텐츠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 경험 강화로 이용자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SK브로드밴드는 스포츠 채널 SPOTV와 함께 업계 최초로 실시간 방송에 AI 기술을 적용해 UHD 초고화질로 제공한다. 이번 SPOTV 채널의 초고화질 개선은 AI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인 SKT의 '슈퍼노바(SUPERNOVA)' 솔루션을 바탕으로 SK브로드밴드의 기술력이 더해졌다. 슈퍼노바는 AI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영상, 이미지, 음원과 같은 미디어 콘텐츠의 품질을 직접 개선해준다.
또 고성능 AI GPU가 내장된 서버를 통해 영상의 색감과 선명도 등을 향상시킨 화질 최적화로 체감 품질을 개선해 일반 스마트 TV에 내장된 AI 기능 대비 훨씬 뛰어난 초고화질 경험을 제공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