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8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1000억원), 3년물(500억원), 5년물(1000억원), 7년물(500억원)로 구성됐으며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채무상환(2800억원)과 운영자금(200억원)으로 쓰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대표주관업무는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공동으로 담당하며 인수업무는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
이마트는 매년 공모 회사채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단골 이슈어(issuer)다. 그러나 지난해 초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마트 신용등급을 기존 ‘AA0,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신세계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지마켓 등 실적 부진이 이마트의 신용도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다.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공모 시장 문을 두드리기엔 다소 부담스런 환경이었다.
결국 이마트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신세계건설 지분 100%를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이달 24일 상장폐지된다.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는 ‘책임경영 강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핵심은 ‘주주간섭 및 정보공개 최소화’다. 이는 ‘의사결정 과정 간소화’, ‘신속한 경영 정상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는 사모펀드가 매물을 사들인 후 시장에 내놓은 정보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우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신세계건설 상황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마트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마트조차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마켓 인수를 강력히 추진한 인물은 정용진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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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G마켓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오픈마켓 인수 당시 지적됐던 “G마켓이 그만한 인수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현실이 된 것이다.
최근 이마트는 G마켓 지분 100%를 알리바바그룹과 합작해 설립하는 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에 출자하고 합작법인 지분 50%를 확보한다.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오푸스홀딩의 가치는 약 6조원이며 이베이코리아 지분은 3조원 수준에서 책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당시 지분 100% 기준 가치는 4조5000억원이다. 이는 이베이코리아 가치가 3분의 2토막이 났다는 의미로 이마트의 지분가치 또한 1조원 넘게 사라진 셈이다.
이마트와 알리바바그룹의 협업이 향후 어떤 시너지를 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G마켓은 합작법인에 편입되면서 기업가치 하락 우려는 줄었다. 크레딧 측면 이마트에 위협을 가하는 요인인 신세계건설과 G마켓 이슈가 당분간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이마트 계열사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은 G마켓 인수를 주도한 정용진 회장 입장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