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순익에서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삼성금융네트웍스에서 유일하게 1위사가 아닌 금융사였던 삼성카드는 작년 순익 1위를 기록하며 은행없이 KB금융지주보다 높은 순익을 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1위를 탈환한 데에는 시장 상황에 맞게 마케팅 확대 6년, 리스크 관리 4년 '10년'이 통했다는 평가다.
17일 삼성카드 2024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 작년 순익은 66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했다. 작년 순익은 1위사인 신한카드 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산 건전성 관리, 비용 효율성 개선이 수익성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카드업계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김이태 대표로 수장이 변한 만큼 다시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선회한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순익 1위를 달성한건 지난 4년간 삼성카드를 이끈 김대환 전 대표 비용절감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카드는 처음부터 비용절감 기조로 간건 아니었다. 김대환 전 대표 전임 원기찬 전 대표 체제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당시 전임 원기찬 전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삼성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뒀다. 당시 원 전 대표는 은행 채널이 없는 기업계 카드사 한계를 극복하고자 SC제일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SC제일은행은 자체 카드 사업 철수 후에도 삼성카드와 제휴를 이어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와도는 복합점포채널을 확대하기도 했다. 숫자카드 시리즈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삼성카드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숫자카드 시리즈가 활성화 됐던 2017년에서 2018년 개인신용판매 이용 금액 증가율은 8.8%로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 성과는 있었지만 마케팅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떨어졌다. 2017년 상품자산 평잔 대비 영업수익은 17.4%였으나 2018년에는 14.6%로 2.8%p 감소했다. 2018년 당기순익도 34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7% 감소했다. 2019년에는 3441억원으로 3400억원대 수준에서 머물렀다.
김대환 전 대표는 재무건전성 개선에 주력했다. 김대환 전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경영지원실 상무, 경영지원실장 전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CFO를 지낸 재무통이다.
김 대표는 비용 효율화, 수익성 확대에 방점을 두고 소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충당금 적립도 기존 대비 늘렸다. 2017년 충당금적립전이익은 7856억원, 2018년 충당금적립전이익은 8751억원으로 2019년 8771억원으로 충당금 적립이 크지 않았으나 2020년 충당금적립전이익이 1조2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8% 증가했다.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ROA 2.5%, ROE는 8%로 신한카드보다높게 나타났다. 신한카드 작년 4분기 기준 ROA는 1.5%, ROE는 7%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삼성카드가 전략을 잘 잡았다"라며 "시기에 맞는 경영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2015년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회원 개개인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CLO 서비스, ‘삼성카드 LINK’를 출시한 바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회원들이 선호하는 업종이나 지역, 유사 고객층이 선호하는 인기 가맹점을 예측해 개인별로 맞춤 혜택을 제공해준다.
지난 4월에는 데이터 사업 플랫폼 'BLUE Data Lab'(블루 데이터 랩)을 오픈하고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지수 'BLUE인덱스'(블루인덱스) 4종을 선보였다.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NICE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함께 ‘데이터 얼라이언스’도 구축한 상태다.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 앱을 총괄하고 있어 삼성금융 데이터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현재 1000만 회원수가 있는 모니모는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증권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모니모와 연계해 모니모를 방문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모니모A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과 제휴해 은행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김이태 대표가 데이터 기반 수익성 확대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