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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경영' 교촌 권원강, '치킨왕' 탈환 위해 다시 뛴다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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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2-14 10:19

교촌, 권원강 회장 복귀 2년 만에 성장 전환
치킨 'BIG 3' 경쟁에 출점 대신 가맹점 보호
9년 만에 연예인 모델 발탁…신메뉴 개발도
해외는 매장 확대, 국내는 디지털 전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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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교촌 권원강 회장이 경영 복귀 2년 만에 내리막을 타던 회사 실적을 다시 오르막으로 경로를 바꿔놨다. 앞서 교촌은 공격적인 출점이나 마케팅보다는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에 속도를 냈던 터였다. 권 회장은 지난 한 해 사옥 이전과 함께 신메뉴 개발, 브랜드 모델 기용, 디지털 전환 등 다방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치킨왕’으로서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14일 교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4450억 원) 대비 8.0% 증가한 480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2억 원으로, 전년(248억 원)보다 38.6% 줄었다.

이익 감소 부분은 지난해 판매관리비가 132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832억 원) 대비 59.0% 오르는 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권 회장이 지난 한 해 해외 진출과 신사업에 속도를 내면서도 마케팅 역시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다.

권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성장가도를 향해 다시금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회사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외형 성장에선 나름 성과를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교촌은 지난 2022년 매출 5175억 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이후 2023년 4450억 원으로 20% 넘게 떨어졌다. 대신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88억 원에서 2023년 248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올랐다. 교촌이 외형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 기준 교촌이 운영 중인 국내 매장은 1362개로, 치킨 프랜차이즈 ‘BIG 3’인 bhc와 BBQ보다 현저히 적다. bhc와 BBQ는 국내에서만 22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각각 두고 있다. 교촌은 지난 2014년 BBQ로부터 bhc가 분리되면서 매출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이후 2022년까지 8년간 ‘치킨왕’ 자리를 지켰지만, 성장에서 내실로 무게추를 옮기면서 왕좌를 내줬다. 2023년 기준 bhc의 연 매출은 5356억 원, BBQ는 4765억 원이다.

이는 치열해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과 무관치 않다. 전국 치킨 가맹점만 3만여 점포를 넘어서면서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교촌은 고민 끝에 국내 매장을 늘리기보다 해외 진출로 방향을 틀었다. 가맹점주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교촌의 매장당 평균 연 매출은 7억5000만 원으로, bhc(5억9800만 원)와 BBQ(4억3500만 원)를 앞지른다. 대신 교촌은 해외 사업에 집중하면서 2022년 67개였던 매장을 2023년 74개, 2024년 84개로 늘려왔다.

교촌 판교 신사옥. /사진=교촌

교촌 판교 신사옥. /사진=교촌


권원강 회장은 교촌의 창업주로서 지난 1991년 회사를 창업했다. 경북 구미시 송정동에 ‘교촌통닭’을 내면서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정도(正道)경영’을 기치로 고객을 속이지 않고, 정도에 맞게 경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다른 치킨 업체와 다르게 튀김옷을 두껍게 해 중량을 키우는 것을 경계했다. 교촌은 간장·레드·허니 치킨 삼총사를 개발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흡수했고, 경북을 벗어나 전국 브랜드로 거듭났다. 권 회장은 회사가 커지면서 지난 2019년 전문경영인(CEO) 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2022년 12월 회사 성장세가 주춤하자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섰다.

권 회장은 교촌 2막을 열면서 ‘디지털혁신본부’를 새로 꾸렸다. 가맹점주 최대 문제로 꼽혔던 플랫폼 배달비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사 앱 기능 강화에 힘줬다. 앱 내 ‘퀵오더’와 ‘교환권 등록’ 등의 탭을 마련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교촌 멤버십도 ‘WELCOME(신규 고객)’과 ‘VIP(한 달에 1회 주문)’, ‘KING(한 달에 2회 주문)’으로 나누었는데, 등급별 할인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교촌의 노력에 앱 가입자 수는 2023년 532만 명에서 2024년 619만 명으로 크게 뛰었다.

가맹점주와의 상생 보폭에도 신경을 썼다. 가맹지역본부를 직영 전환해 유통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인 것이다. 본사가 가맹지역본부를 직접 관리하면서 전국 물류망을 확보하고, 프랜차이즈 교육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교촌은 전국 5곳의 물류센터에 ‘물류관리 시스템’을 도입, 물류 개선에 앞장섰다. 물류 배차와 경로 최적화 등을 선보여 가맹점에까지 식자재를 효율적으로 배송하도록 했다. 가맹점주는 물류 차량의 위치나 배송 현황, 도착 예정 시간 등을 실시간 공유받는다. 인건비 부담 관련해서 무인 주문기나 조리 로봇, 드론 배송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촌은 또 9년 만에 자사 브랜드 모델을 발탁, 마케팅을 강화했다. 지난 2015년 배우 이민호에 이어 지난해엔 인기 스타 변우석을 내세운 것이다. 교촌의 브랜드 모델 발탁은 당시 업계에서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bhc가 탁구스타 신유빈을, BBQ가 배우 변요한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뿐만 아니다. 권 회장은 지난해 4월 교촌 사옥을 IT(정보기술)산업의 본거지인 판교로 이전했다. 교촌의 사옥 이전은 지난 2004년 오산에 본사를 마련한 후 20년 만이다. 권 회장은 새 경영 철학으로 ‘정도 경영’에서 ‘진심 경영’을 천명했다. 본뜻대로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해외에서 K푸드 열풍이 부는 만큼 내수로만 한정하는 것이 아닌, 해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권 회장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매장에 영업·R&D·디자인·경영기획과 같은 본사 전문 조직을 파견했다. 현지 매장도 국내 매장 수준의 품질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아시아권 QSC(Quality 품질·Service 서비스·Cleanliness 위생) TF를 만들어 국내 가맹점의 우수 사례를 해외로 전파했다.

신사업에서는 경북 영양군의 양조장을 인수, ‘발효공방1991’을 세웠다. 숫자 ‘1991’은 교촌의 창립 연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탁주를 생산하고 있다. 강원 고성군에서는 수제 맥주인 ‘문베어’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으며, 충북 진천군에서는 간장·레드·허니 등 교촌의 대표 소스(‘K1소스’)를 만들어 수출한다. 메밀전문점 ‘메밀단편’을 추가로 론칭해 외식사업 전선을 넓혔다.

권원강 교촌 회장은 신년사로 ‘진심 경영’을 띄우며 “우리의 생존 비결은 첫째도 진심, 둘째도 진심이어야 한다”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더욱 힘차게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고민보다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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