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11.2% 늘어 2조678억 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측은 이번 매출 호조에 대해 "(기술수출) 라이선스 수익이 증가하고, 지배회사·종속회사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가 연간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건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렉라자 덕이 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항체 신약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미국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6000만 달러(약 870억 원)를 수령했다. 해당 마일스톤이 유입되면서 유한양행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이 크게 뛰었다. 당시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은 598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썼다. 영업이익은 4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8% 뛰어올랐다.
이에 더해 렉라자가 지난해 국내에서도 급여 등재되면서 처방액이 늘었다. 전년(228억 원) 대비 53% 오른 478억 원이다.
매출액은 새 역사를 썼지만 연간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보다 16.4% 줄었다. 지난해 연구개발(R&D)에 2771억 원을 쏟아부은 탓이다. 한 해 전 R&D 비용으로 1655억 원을 썼던 것과 비교하면 67.4% 오른 수치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정 이미지. /사진=유한양행
이미지 확대보기올해는 렉라자가 유럽과 일본 등에서 추가 출시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룰 것으로 보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국가별 출시조건 등에 따라 올 상반기 내로 3000만 달러 유입이 예상되고 일본 지역 출시 마일스톤은 1500만 달러(약 210억 원) 유입이 가능하다"며 "달러 결제로 고환율 수혜와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AAAAI에서 발표 예정인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라면 올해 다국적 제약사에 YH35324의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도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알레르기 질환 신약 후보물질 YH35324 1b상을 진행하면서 기존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잠재적으로 개선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후 단계별 임상을 통해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새로운 치료제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