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린빌딩. /사진=SK그룹
이미지 확대보기이로써 회사는 기존 최대 성적(매출 4186억 원·영업이익 950억 원)을 3년 만에 뛰어넘게 됐다. 회사는 2011년 설립 이후 12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 2021년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한 신약 6종을 기술이전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이 흑자 전환한 것도 202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번 SK바이오팜의 성적 호조 역시 세노바메이트 단일 매출로 이룬 쾌거다. 2020년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2022년엔 1692억 원으로 처음 1000억 원을 돌파한 뒤 2023년엔 2708억 원, 지난해엔 43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는 엑스코프리 매출이 회사 총 판관비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마일스톤(기술 이전료)과 같은 일회성 매출의 도움 없이 세노바메이트 매출 성장만으로 이룬 최초의 연간 흑자라 뜻깊다"며 "지난해는 대한민국 혁신 신약 상업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 한 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2030년까지 세노바메이트 누적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뇌전증 센터와 환자 롱텀 케어 전담 인력 등 스페셜티 영업 조직과 인력을 강화했다. 올해 환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사상 첫 DTC(Direct-to-consumer) 광고를 집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행한다.
회사는 또한 미국 외에도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입지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 신약 승인 신청을 시작으로 중남미 약 17개 국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유통이 감소한 탓이 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위탁생산으로 큰 매출고를 올린 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1년 매출은 9290억 원으로 전년(2256억 원) 대비 311.8% 올랐으나, 이듬해엔 4567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2023년 3695억 원, 지난해엔 2675억 원으로 매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엔 4742억 원에 달했지만 2023년 영업손실 120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영업손실이 1384억 원으로 그 폭이 10배 넘게 확대됐다.
2023년 3분기 일회성 매출로 잡힌 노바백스 정산도 지난해 실적에서 역기저 효과를 불러왔단 분석이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이 끝나면서 1488억 원 규모의 잔여대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엔 미래 동력 발굴에 대한 투자 부담도 대폭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독일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는 데 2600억 원을 들였다.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3257억 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도 짓고 있다. 여기에 안동 L하우스 증축,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 진입 등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DT 인수 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신규 사업 수주를 통한 가동률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면서 "연내 턴어라운드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독감, 대상포진, 수두 백신 등 주요 제품도 올해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계약을 체결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5000만 유로(755억 원)의 선급금과 최대 3억 유로(4529억 원)의 마일스톤도 올해부터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