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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0주년' 첫 3조 일군 한진, 조현민의 다음 스텝은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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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2-11 09:16

한진, 글로벌 포워딩 사업 힘주며 3조 돌파
2025년까지 연 매출 3조5000억 달성 목표
대규모 물류시설 짓고, 플랫폼 사업도 강화
조현민 "물류의 힘으로 K브랜드 해외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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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조현민 사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 2024'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한진

한진 조현민 사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 2024'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한진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창립 80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이 글로벌 물류 시장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실적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 3세인 조현민닫기조현민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지난 한 해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해외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조 사장은 여세를 몰아 한진의 디지털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국내외 사업 간의 시너지에 힘을 실었다.

1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2조8075억 원)보다 7.4% 상승한 3조142억 원을 기록했다. 한진이 연 매출 3조를 넘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택배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무게추를 해외로 발 빠르게 옮긴 점이 영향을 줬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지난해 독일, 체코, 노르웨이, 몽골,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유럽과 아시아 전역을 쉼 없이 돌았다. 한진의 또 다른 전문경영인(CEO)인 노삼석 사장과 함께 글로벌 물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 결과, 한진은 2023년 18개 국가 34개에서 2024년 22개 국가 42개로 거점을 늘리면서 글로벌 존재감을 키웠다.

한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글로벌 물류 환경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포워딩 사업으로 고객사를 선점하고 있다. 포워딩 사업은 수출입 물류를 하는 고객사에 해상과 항공 운송을 중심으로 최적화된 운송 설계를 제공하고, 화물을 목표 지점까지 신속히 전달해주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한진은 자체 컨테이너 터미널과 통관장, 해외 물류 거점 등의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한진은 이러한 글로벌 포워딩 사업 매출을 현재 1200억 원 수준에서 2027년 3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진은 지난해에만 태국과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모로코, 헝가리 등에 신규 법인을 세웠다. 중앙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포워딩 물류를 하나로 담아내기 위함이다. 이는 조 사장이 역점을 갖고 추진한 사업이기도 하다.

조 사장은 지난 2020년 9월 한진그룹 마케팅 총괄 전무로 오너 경영을 시작했으며, 12월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지난 2023년 3월 한진 사장직에 오르면서 노삼석 사장과 공동대표로 발을 맞추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 2022년 6월 한진그룹 기자간담회 ‘비전 2025’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진의 중장기 경영 전략과 청사진을 직접 알렸다. 한진 창립 80주년인 2025년까지 총 1조1000억 원을 투입해 연 매출 4조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것. 하지만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4월 매출 목표치를 3조5000억 원으로 조정했다. 조 사장의 그림대로 한진은 2021년 2조5041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조142억 원으로, 3년 새 20% 넘게 뛰었다. 이 중 글로벌 매출은 2021년 3746억 원에서 2023년 4602억 원으로 2년 만에 20% 이상 올랐다. 지난해 들어선 3분기까지 집계된 글로벌 매출이 398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563억 원) 대비 55.5% 급등했다. 한진이 글로벌로 힘을 주는 만큼 실적이 따라오는 모습이다.
대전 스마트 허브 터미널./사진 = 한진

대전 스마트 허브 터미널./사진 = 한진

그렇다고 국내 사업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 조 사장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을 조성하고, 낡은 물류시설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앞서 한진은 지난 2021년부터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 조성에 나섰다. 축구장 20배 크기인 연 면적 14만9110㎡(약 4만5000평) 규모로, 사업비만 2850억 원이 투입됐다. 하루 택배 처리 물량이 288만 상자에 달한다. 한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택배 분류 정확도를 높였으며, 물량을 분산해주는 밸런싱 시스템과 상품 바코드를 판독해주는 3D 스캐너 등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이로써 한진은 국내 11개 허브 터미널을 포함해 100여 개의 터미널을 갖게 됐다.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미래 물류 시스템의 청사진을 직접 펼쳐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진 남서울종합물류센터를 찾은 조 사장은 오래된 물류시설에 적용 가능한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 첨단 기술을 시연했다. 드론으로 높은 곳의 선반에 있는 상품의 재고를 파악하고,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상품을 피킹, 패킹, 배송한다. 한진은 이와 같은 시스템을 올해 초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볼 예정이다. 시범 테스트를 한 후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물류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사업에도 힘주고 있다. ‘원클릭 서비스’와 ‘훗타운’, ‘SWOOP(숲)’ 등의 디지털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국내외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원클릭 서비스’는 한진이 지난 2019년 10월 론칭한 것으로, 소상공인이나 1인 판매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업계 최저가는 물론 이커머스별 데이터도 제공해준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 유럽 등으로 확대해 글로벌 택배 서비스도 선보였다. 올 초에는 일본의 ‘큐텐재팬’과 업무협약을 맺고, ‘원클릭 서비스’의 일본 진출을 알렸다. 한진이 큐텐재팬의 공식 배송업체가 되면서 우리 업체들의 일본 진출도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다. 한진이 ‘원클릭 서비스’를 통해 국내 집하부터 일본 배송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또한, 한진은 글로벌 직구 시장이 발달하면서 플랫폼 ‘훗타운’을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물건을 구할 수 없는 상품에 대해 구매를 요청하면 해외 현지인이 판매 견적을 등록해 대신 구매해주는 서비스다. ‘SWOOP(숲)’은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신진 패션 브랜드나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한진의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해외에서의 사업 안착을 지원한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점유율은 쿠팡이 36.3%로, CJ대한통운의 28.3%를 넘어섰다. 한진의 경우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면서 로켓배송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흡수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이 한진 80주년을 맞아 국내외 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만큼, 올해 연 매출 3조5000억 원 목표 달성을 시작으로 과거 ‘물류명가’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K파워는 콘텐츠에서 스타일로, 스타일에서 문화로, 문화에서 브랜드로 연결돼 성장한다”며 “한진은 전 세계 22개 국가에 42개 거점을 마련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서 물류의 힘으로 K브랜드를 세계로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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