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R&D’ 수장 바꾼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새 모멘텀 찾을까](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0921492103373dd55077bc25812315232.jpg&nmt=18)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 첫 연매출 4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영업이익은 1조 원을 넘기면서 이 또한 시장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생산력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최대 규모인 60만 4000ℓ를 갖췄다. 초격차 전략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한 결과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설립 14년 만에 업계 정상에 우뚝 선 삼성바이오가 올해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모습이다. 바이오 회사의 핵심 부문인 재무와 연구개발(R&D) 분야의 사령탑을 모두 교체하면서다.
1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기존 김동중 부사장 대신 유승호 부사장을 앉혔다. 삼성바이오가 CFO를 교체한 건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1968년생인 유 부사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본사와 프랑스 구주 법인 등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지난 2023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관리담당으로 보직 이동하면서 바이오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약 1년 만인 지난해 12월부터 CFO로서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다.
CFO 교체는 전임 김 부사장이 횡령 및 회계부정 이슈에 휘말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김 부사장은 삼성바이오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약 47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20년 10월 기소됐다. 또 회사의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해 증거인멸에 가담했단 혐의도 받았다.
김 부사장은 지난 3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약 4년 만에 분식회계 꼬리표를 떨쳐냈다. 다만 CFO직은 내려놓고 상생협력센터장을 맡게 됐다. 해당 조직에서 김 부사장은 협력회사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유 부사장은 김 부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캐파 확대에 대한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CDMO 기업에게 생산력은 곧 수주 경쟁력이다. 생산력을 키울수록 매출 또한 증대될 수 있단 얘기다. 그간 회사가 생산력 면에서 초격차 전략을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유 부사장은 제3캠퍼스 부지를 찾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는 오는 2032년까지 제2캠퍼스(5~8공장)를 조성, 캐파를 132만4000ℓ까지 키우고 제3캠퍼스도 추가적으로 지으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천 송도 내 18만7827㎡ 규모의 부지(공모가 2248억 원)에 두 차례 입찰했으나 모두 유찰된 바 있어 새로운 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의 R&D 시설인 바이오연구소는 초대 정남진 소장(부사장)에 이어 올해부턴 민호성 부사장이 이끌게 됐다. 바이오연구소는 지난 2022년 7월 CEO 직속으로 꾸려졌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플랫폼 기술을 연구해 CDMO 분야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조직이다.
민 부사장은 본래 삼성맨 출신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신사업추진단을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생산 총괄 및 시밀러 공정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삼성을 떠나 글로벌 CDMO 기업인 진스크립트의 한국법인 CEO를 지냈고 2023년 8월 삼성바이오로 돌아왔다. 민 부사장은 재입사 당시 삼성바이오의 CDO개발센터장으로 합류했는데, 올해부턴 바이오연구소장을 겸임하게 됐다.
민 부사장은 회사의 전반적인 R&D를 총괄하면서 플랫폼 연구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DC 완제품을 다룰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12월 500ℓ 용량의 링커 접합 반응기와 정제 라인 1개로 구성된 ADC 생산 시설을 완공한 바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2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CDO(위탁개발) 계약을 맺고 ADC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12개월 만에 세포주 개발부터 ADC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마칠 수 있는 최적화된 개발 타임라인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