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 6개 국가(브라질·멕시코·파라과이·아르헨티나·칠레·콜롬비아)와 SCD411의 독점 공급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SCD411은 습성황반변성과 당뇨병성황반부종 치료제로,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다.
삼천당제약은 올 상반기 국내와 캐나다에서 저용량 SCD411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엔 일본과 유럽에서, 내년부터는 미국 등 기타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삼천당제약이 공급 계약을 맺은 국가는 서유럽 일부와 캐나다, 일본 등 20곳이 넘는다. 총 계약금 및 마일스톤은 2400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여기에 다른 국가와 추가로 계약을 늘려갈 예정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동유럽, 러시아, 호주 등 공급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들 국가들과의 계약에 대해 계약금 및 마일스톤은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예상 매출은 조 단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일리아가 관련 시장에서 매출 14조 원, 점유율 63%를 기록할 만큼 경쟁력이 있어서다. 최근엔 고용량 제품이 가세해 성장률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공급 계약이 완료된 파트너들의 매출만 17조 원 수준이 될 거라 전망했다.
다만, 삼천당제약이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5월 아일리아 시밀러인 '아필리부'를 국내 출시했다. 같은 해 9월엔 셀트리온이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더 낮은 약가로 '아이덴젤트주사'를 출시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선 특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미국 내 치러진 특허 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아일리아 원개발사인 리제네론은 지난 2023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낸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항소심까지 제기했지만 잇달아 소송에서 패했다. 셀트리온도 미국에서 리제네론과 아일리아 특허와 관련해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먼저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단 전략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낮은 원가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제형 기술'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11월 프리필드시린지(PFS, 사전 충전 주사기) 의료기기를 특허 출원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회사는 이를 활용해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PFS 제형 저용량 제품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고용량 제품 역시 제형 기술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뤄진 미국 계약엔 해당 기술을 검증받아 고용량 제품도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량 제품은 제형특허 회피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필요하다"며 "2039년에 만료되는 제형특허 회피 포뮬레이션 개발을 완료해 조기에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2019년 주사제를 경구용 제형으로 전환하는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 'S-PASS'를 특허협력조합(PCT)에 출원 한 바 있다.
한편, 삼천당제약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2109억 원과 영업이익 26억 원 그리고 순손실 39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