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현금흐름 추이./출처=한국기업평가
이미지 확대보기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AA+, AA0 스플릿)은 이날 8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1500억원), 3년물(4000억원), 5년물(2000억원), 7년물(500억원)로 구성했다.
희망금리밴드는 AA0 등급민평 금리 평균에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1250억원)과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5150억원) 등에 쓰인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공동으로 담당하며 인수단에는 DB금융투자,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참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규모가 큰 만큼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려 대응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1조원이 넘는 규모를 발행하려 했지만 물량 부담 탓에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희망금리밴드 산정 기준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통상 개별민평 금리 평균에 가산금리를 제시하지만 이번에는 등급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삼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만기별 개별민평 금리는 등급민평 금리보다 약 20bp 정도 낮다. 금리를 올려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은 AA+다. 하지만 ‘부정적’ 등급 전망이 달려 있고 한국신용평가는 이미 AA0를 부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규모는 증가하는 반면, ‘전기차 캐즘’으로 마진은 줄고 차입부담은 늘고 있다.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재무완충력을 확보하고 있어 등급 하락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장기적으로 배터리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지만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친환경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發 ‘관세전쟁’이 여타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당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흐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미 생산거점 확대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가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반면, 이익 확대는 어렵기 때문에 현금흐름 개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발행규모를 축소하고 등급민평 금리를 적용해 금리를 높여 투자자 눈높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