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왼쪽)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진제공=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일단 매출은 LS일렉트릭이 4조551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한발 앞서 갔다. HD현대일렉트릭도 3조3233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냈지만 LS일렉트릭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실속은 HD현대일렉트릭이 더 많이 챙겼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669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은 389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LS일렉트릭보다 1조2285억원이나 낮은 HD현대일렉트릭이 영업이익에선 LS일렉트릭보다 1.7배나 많이 번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 영업이익률은 20%에 달했으며, LS일렉트릭은 8.56%를 기록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우선 양사가 취급하는 주력 제품이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전력기기, LS일렉트릭은 중저압 전력기기를 주로 취급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저압 제품의 경우 LS일렉트릭이 60% 정도 시장점유율을 가진다.
LS일렉트릭도 초고압 전력기기를 생산한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타 경쟁사 대비 취급 비율은 가장 적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압 전력기기가 워낙 고가"라며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의 경우 수주액이 5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LS일렉트릭이 수주한 HVDC 초고압 변환용 변압기(CTR) 40대 가격은 5610억원으로, 대당 약 140억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구축에 나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초고압 변압기 1대당 가격은 20억~4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지난해 초고압 변압기 수출 단가 중 고점을 기록한 10월에는 1킬로그램(kg)당 19.99 달러(약 2만9335원)를 기록했다. 반면 중저압 변압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고단가를 기록했는데, 1kg당 11.18 달러(약 1만6392원)에 그쳤다. 10월에는 9.90 달러(약 1만4515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신혜주
이미지 확대보기또 다른 이유는 수주 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9년 말부터 저가 수주를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8~2019년 2년간 각각 1006억원과 156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다, 2020년 727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은 기존 경영계획 대비 7300만 달러(약 1071억원)를 초과한 38억1600만 달러(약 5조6015억원)를 수주했다. LS일렉트릭은 전체 수주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매출 중 72%를 차지하는 전력 부문에서 3조4000억원을 수주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 전력기기 3사(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중 미국에서 가장 큰 변압기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변압기 판매를 담당하는 애틀랜타 법인(HD Hyundai Electric America Corporation)과 산업용 전력기기를 만드는 알라바마 법인(HD Hyundai Power Transformers USA)이 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판매법인 LS일렉트릭 아메리카(America)와 배전반을 제작하는 MCM 엔지니어링(Engineering) II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매출은 애틀란타 법인 6336억원, 알라바마 법인 2859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 아메리카는 36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시장 매출은 미국 법인에서 고객사 요청으로 납품이 이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1818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의 북미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한 721억원을 기록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