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왼쪽에서 세번째) 금융감독원장과 오화경(오른쪽에서 네번째)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PF 사업장 매각 활성화를 위한 전 금융권 합동 설명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2025.01.23.)/사진 제공 = 저축은행중앙회
이미지 확대보기금융감독원은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PF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 구축 및 합동 매각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 원장과 업권별 금융협회 회장, 시중은행 은행장, 건설유관단체 회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금융당국은 업권별 금융협회와 함께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를 제공하는 ‘정보공개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대내외 시장 요인 등으로 사업장 정리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시 한번 정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구축을 통해 매매 활성화를 유도하고, 매각 사업장의 사업 추진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다수의 매각 주체와 원매자가 참여하는 플랫폼이나 매각 설명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하향 조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보공개 플랫폼’은 시장 기준에 맞는 적정 조건에 사업장 매매가 활성화되도록 매도자(Sell-side)와 매수자(Buy-side)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플랫폼 활용을 통해 잠재 매수자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전(全) 금융권의 PF사업장 내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사업장 정리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에는 PF사업장 소재 지역, 사업개요, 인허가 현황 등 일반정보, 감정가, 경·공매 정보 등 세부정보, 신탁사 및 대리금융회사 담당자 연락정보 등 투자 검토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공시한다.
9개의 업권별 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매각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공개 대상 전수)를 게시해 손쉽게 PF 사업장 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시된 사업장별 신탁사 및 대리금융회사 연락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담당 신탁사 및 대리금융회사에 연락을 통해 PF사업장에 대한 상세한 추가정보 입수도 가능하다.
이번 정보공개 플랫폼에는 경·공매 대상 사업장 중 소송 진행 중이거나 경·공매 일정 미확정 사업장을 제외한 195개 사업장, 3조1000억원을 우선 공개했다. 이번 플랫폼에서 공개된 사업장 외에 추후 공매일정이 확정되는 사업장 등을 추가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보공개 플랫폼을 통해 PF사업장이 당초 계획대로 원활히 정리될 경우 오는 3월 말까지 누적 기준 7조4000억원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가 제출한 자체 정리규모 계획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8조8000억원을 정리할 계획인데, 그중 84% 정도가 정리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 정상 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 부동산 PF시장의 자금순환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하방 압력 완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과 업권별 금융협회는 ‘정보공개 플랫폼’을 매월 업데이트하여 경·공매를 통한 PF사업장의 정리 이행을 지원·독려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장 정리속도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향후에도 추가 매각설명회 등을 추진하여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PF사업장에 대한 신속한 사후관리 이행을 위해 금융·건설업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과 즉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PF정리 실적이 미진한 금융회사에 대하여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충당금 추가적립 등을 지도하고, 경·공매 이행 절차 적정성 등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공개 플랫폼 및 매각설명회 기대 효과./자료 제공 =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부동산PF 부실채권이 늘어났다. 건전성이 악화되자 금융당국까지 나서며 부실 축소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채권 매각을 위해 공동매각과 펀드 조성,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새출발기금에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금융당국에서는 펀드 조성, 캠코 매각을 권유했지만 해당 방법 모두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펀드 조성은 진성매각 논란이 이뤄지며 잠정 중단됐다. 캠코 매각은 업계와 캠코 간 가격 이견이 맞지 않아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플랫폼 출시로 새로운 매수자 탐색 및 매각가 이견 축소 등의 효과로 매각이 원활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화경닫기오화경기사 모아보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개별 금융회사가 한정된 매수자를 통해 사업장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정보공개 플랫폼은 다수의 매수자에게 사업장 정보를 노출시켜 정리가 촉진되고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면 신규 PF대출 공급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잠재 매수자에게 경·공매 대상 사업장을 노출하는 것은 경·공매 촉진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공매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저축은행 업권의 건전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상화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외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다수의 매수자 의향자 등에게 사업장 정보를 노출시켜, 일단 정상화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사업장 정보가 노출된 후에도 리스트에 남아있는 사업장은 반대로 대단히 비정상적인 채권, 사업장으로 정상화가 어렵다고 낙인찍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어 다소 우려되긴 한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권은 추후 PF사업장 플랫폼 활용과 더불어 3차 PF 정상화 펀드와 NPL회사 설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NPL회사 설립은 현재 초기 단계로 진행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내로 NPL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금융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앙회 내 사업추진부에서 해당 사안을 진행하고 있다.
3차 PF 정상화 펀드의 경우 1차, 2차 후 꾸준한 부실 정리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지속 검토 중인 상황이다.
한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2일 진행된 설명회에서 "저축은행 제3차 펀드 같은 부분도 플랫폼이나 매각 설명회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작년에 불거졌던 펀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여러 회계적인 이슈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해결해서 같이 병행해 PF사업장 정리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