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 노조는 지난 10일 사측과 공식 교섭을 시작했다. 진성원 신임 대표와는 한 차례 상견례를, 실무자와는 주 1~2회 교섭 중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2024년 순이익이 2023년보다 오른 만큼 노조가 요구하는 사기진작금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카드 당기순익이 전년동기대비 45.3% 감소했지만 회사가 1000억원 넘는 이익을 낸 만큼 직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 100만원 수준으로 지급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올라 사기진작금을 전년보다는 인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카드 노조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실적이 조금 올랐으니 사기진작금을 조금 더 요구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안식월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안식월은 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에게 한달간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한·비씨카드는 안식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 비씨카드는 5년 근무한 직원에게 한 달간의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카드 노조는 안식월을 도입해 장기 근속 직원의 공로를 인정하고 휴식을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카드 노조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우리카드 직원들의 이탈이 늘고 있다“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안식월 제도 등 각종 복지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안식월과 더불어 자율출퇴근제도 도입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보수적으로 알려진 금융사 근무시간은 9시에서 6시다. 우리카드 노조는 오전10시에서 오후2시를 제외한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할당 근로시간만큼 일한 후 퇴근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현대·국민카드가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조는 야근·주말·당직 등 각종 수당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박완식 전 우리카드 대표는 노사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당시 789명의 노조원이 같은 날 연차를 사용해 사실상 업무 마비가 예견됐었다. 하지만 노사는 총파업 하루 전날 극적으로 합의를 해 노조 총파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카드 전체 직원 81%(980명 중 798명이)가 노조에 가입돼있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분위기에 대해 "서로 안건을 검토한 정도며, 사측의 반응이나 분위기는 읽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교섭 드라이브는 이달 말 우리카드 조직개편·인사 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노조 관계자는 "이달 말 우리카드 조직개편을 통한 인사 발령이 예정돼, 그 이후 본격적인 협상과 교섭 드라이브가 이어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진 대표는 삼성·현대·롯데카드 현업에서 근무한 만큼 카드사 직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CEO라는 기대도 나온다.
진 대표 성품상 노사 문제에 마음을 열고 다가갈 것이라는 평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 우리카드 대표는 노사 문제와 관련해 빡빡한 인물이었다"면서도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의 경우 꽉 막힌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올해 초 교체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CEO들에게 임단협 문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기도 하다. 박창훈닫기박창훈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대표는 공식 취임 전 농성 천막을 방문해 최종 협상에 이르렀다. 김재관 국민카드 대표 역시 노조와 최종 합의를 이끌었다. 하나카드 노조의 경우 사장실 앞에서 농성 투쟁을 벌이는 등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