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3일 연간실적발표회를 열고 2024년 매출액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 4673억원(영업이익률 35%), 순이익 19조7969억원(순이익률 30%)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기존 최고였던 2022년(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 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또한 15% 증가한 8조828억원(영업이익률 41%)에 달했다. 순이익은 8조65억원(순이익률 4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2024년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5조원 증가했으며, 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31%와 12%로 크게 개선됐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업계 선두의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eSSD, enterprise SSD)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재고 조정이 예상되는 소비자용 제품 시장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돼,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공급을 늘리고 HBM4(6세대)도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또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보유한 DDR5와 LPDDR5 생산에 필요한 선단 공정 전환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낸드는 작년에 이어 수익성 중심 운영과 수요 상황에 맞춘 유연한 판매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김우현 CFO는 “HBM4 제품은 이미 기술 안정성과 양산성 입증된 1b 나노 공정을 적용해 개발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 개발과 양산 준비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HBM4 공급은 12단 제품을 시작으로 이후 16단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우현 CFO는 “일부 고객과 HBM 2026년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중 내년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의 높은 투자 비용을 고려해 당사는 고객 협의를 통해 선제적으로 공급 물량 확보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 계약 체결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만한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높인다.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M15X 팹은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은 202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올해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김우현 CFO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에 회사는 향후 배당 시 고정배당금만 지급하고 기존 배당정책에 포함됐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5%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데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