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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스타벅스, 저가 커피 공세에 ‘가격 인상’ 승부수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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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1-23 14:14 최종수정 : 2025-01-23 15:25

스타벅스, 반년 새 음료 가격 단계적 인상
회사 매출 오르지만, 영업이익률은 '주춤'
원두값 치솟지만…1000원대 커피 대응도
프로모션과 앱 개선, 특화 매장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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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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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스타벅스가 저가 커피 공세에도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자사 인기 음료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상기후로 원두 작황이 부진한 점과 고환율로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은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3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4일부터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라멜 마키아또 등 음료 13종의 숏(237㎖)·톨(355㎖) 사이즈 가격을 200원 인상한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기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카페라떼는 5000원에서 52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가 톨 사이즈 음료의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8월에는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올린 바 있다. 그러다 3개월 뒤인 11월에는 음료 11종(블렌디드 2종,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리프레셔 2종)의 톨 사이즈 가격을 각각 200원 인상했다.

스타벅스 측은 “지속적인 제반비용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환율 상승 및 원가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연 매출이 2021년 2조3856억 원에서 2022년 2조5939억 원, 2023년 2조9295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393억 원에서 2022년 1224억 원으로 반토막 났고, 2023년에는 1395억 원으로 소폭 반등에 그쳤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0%, 2022년 4.72%, 2023년 4.77%다.

가격 인상 덕인지 지난해의 경우에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스타벅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2조1485억 원) 대비 6.2% 오른 2조281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3% 상승한 1422억 원을 나타냈다.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커피 시장은 일명 ‘노랑 삼총사’(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로 불리는 저가 브랜드가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커피 가격만 보더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기준 메가커피 680㎖가 2000원, 컴포즈커피 591㎖가 1500원, 빽다방 625㎖가 2300원이다. 모두 스타벅스 톨 사이즈 음료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용량에서는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를 넘는다.

스타벅스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로서 아라비카와 같은 고급 원두를 쓴다. 반면 저가 커피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용 원두인 로부스타를 사용한다. 그런데 지난해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원두 가격이 치솟았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커피전문점에 쓰이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t당 7049달러(한화 약 1029만 원)로, 전년보다 85.4% 올랐다. 이 기간 로부스타 원두 역시 t당 4857달러(한화 약 712만 원)로, 95.9% 뛰었다. 이에 커피빈, 폴바셋 등 국내 커피 브랜드들이 앞다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동서식품도 인스턴트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출고가를 평균 8.9% 높게 책정했다.
스타벅스 앱 '사이렌 오더' 기능 강화.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 앱 '사이렌 오더' 기능 강화. /사진=스타벅스

국내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가벼워지고 있고, 그런 만큼 저가 커피 브랜드가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벅스로서도 최근 잇따른 가격 인상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가격 인상을 전후해 스타벅스는 프로모션 강화, 앱 기능 확대, 특화 매장 마련 등을 통해 고객 경험에 공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스타벅스 개점 25주년을 맞아 ‘Magical 8 star’ 신규 리워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벅스 우수 고객인 골드 회원을 대상으로 하며, 별 8개를 모으면 음료 4종(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아이스커피, 오늘의커피) 중 1개 음료로 교환해준다. 기존 별 12개가 필요했던 제도를 8개로 단축해 고객들의 혜택 폭을 늘린 것이다.

구독 서비스인 ‘Buddy Pass(버디 패스)’도 선보였다. 월 구독료 7900원을 내면 매일 음료나 디저트 등의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최초 구독 서비스로, 배달비 무료 쿠폰도 지급한다. 또한, 스타벅스는 자사 앱 ‘사이렌 오더’ 기능을 고객 편의에 착안해 개선했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시간에 맞춰 수령하는 서비스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에서 예상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사전 알림을 강화했으며, 주문을 취소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스타벅스 앱 멤버십 회원 수는 현재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힘을 쏟는 중이다. ‘Reserve(리저브)’ 매장이 그곳으로, 고급 품질의 원두로 만든 스타벅스만의 커피를 내려준다. 지난해 더제주송당파크R점과 장충라운지R점, 더춘천의암호R점 등을 잇달아 내면서 전국 64곳에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이익공유형 매장인 ‘커뮤니티 스토어’도 속도를 냈다. 커뮤니티 스토어는 모든 제품마다 300원씩 기부금을 적립해 파트너 기관(NGO)에 전달한다. 기부금은 장애인 고용 증진 및 인식 개선, 자립 준비 청년 지원 등에 쓰인다. 커뮤니티 스토어는 전국에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기부금만 45억 원이 넘는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장이 1980개로, 출점도 늘리고 있다. 전 매장 직영점 체제로 운영된다. 저가 커피 공세가 치열해지면서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이에 스타벅스는 가격 인상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무료로 음료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이벤트를 전개했다. 내부적으로는 파트너들의 목소리에도 소통에도 귀기울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경영하는 손정현 대표와 매장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들의 간담회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이 그 예다. 지난해 총 20번이 열렸으며, 바리스타 535명이 참석했다. 손 대표 역시 전회 참석했다.

스타벅스 측은 “스타벅스는 성별이나 학력, 장애 여부에 따른 차별 없이 열린 직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매장 운영에서는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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