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천호점 과일 매대. /사진제공=롯데마트
이미지 확대보기롯데마트는 이번 천호점을 오픈하며 서울시 강동구 오프라인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천호점이 위치한 강동구는 이미 대형마트가 3곳이나 영업하고 있는 경쟁이 치열한 상권이다. 그럼에도 천호점을 오픈한 이유는 천호점 반경 2km 이내 약 17만 세대가 거주해 배후 상권이 풍부하고, 지난해부터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입주가 시작돼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그로서리 본질에 집중한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선보인다. 천호점의 근접 상권인 천호동과 성내동은 30대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 차별화 먹거리 콘텐츠를 중심으로 편의성 높은 쇼핑 환경 구축에 주력했다.
천호점의 규모는 1374평으로 기존 일반 대형마트 영업 면적의 약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테넌트(임대) 공간없이 직영 매장으로만 구성하며 그로서리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신선과 즉석 조리 식품을 필두로 한 그로서리 상품과 특화 매장으로 채웠다.
비식품 매장은 가성비 높은 PB 상품과 고객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상품들로 압축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불필요한 이동 동선을 줄여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개선했다.
과거 대형마트는 상품 구색의 다양성을 중시해 매장의 규모를 크게 가져가며 많은 공간을 비식품에 할애했다. 그러나 온라인 커머스의 성장으로 비식품 매장의 효율이 떨어짐에 따라 대형마트는 직영 매장의 규모를 축소해 식품 위주의 매장을 구성하고, 비식품 공간을 테넌트(임대)로 전환하는 등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천호점은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다양한 먹거리 특화 매장을 선보인다. 매장의 입구에는 롯데마트 즉석 조리를 대표하는 ‘롱 델리 로드’가 27미터(m) 길이로 꾸려졌다. 롱 델리 로드를 통해 일반 매장과 비교해 약 50% 많은 델리 상품을 운영한다. 더불어 소용량과 가성비를 콘셉트로 한 ‘요리하다 월드뷔페’ 코너를 통해 갈릭 치킨 스테이크, 깐쇼새우, 나시고랭 등 양식, 중식, 아시안 음식까지 60여개의 상품을 3000~4000원대에 제공한다.
롯데마트 천호점 채소 매대 전경. /사진제공=롯데마트
이미지 확대보기가공 식품 코너에서는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설루션(Daily Meal Solution)’을 통해 일상의 고민 ‘오늘 뭐 먹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해당 특화 매장에서는 일반 매장과 비교해 70% 이상 많은 냉동 간편식 상품이 준비돼 있으며, 특히, 냉동 밀키트 상품은 3배 이상 많다. 더불어 이탈리아 생면 파스타 브랜드 ‘피오르디프리미’의 냉동 파스타 4종과 일본에서 소싱한 킨레이 야끼소바 2종 등 다양한 단독 상품으로 독자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조미식품에서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집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상품존’을 선보인다. 동남아, 일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에 적합한 세계 각국의 조미료와 소스 등을 한자리에 모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와인&리큐르존’은 와인과 위스키 구색을 일반 매장보다 10% 이상 확대하고,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논알콜 와인존을 신규 구성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국내 최초의 크래프트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2종(독수리·호랑이)를 선보이며, 강동구의 랜드마크를 디자인에 담은 청량한 풍미의 ‘강동맥주’를 천호점만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단독 판매한다.
천호점은 다양한 먹거리 콘텐츠과 더불어 실속형 장보기에 특화된 매장이다. 먼저, 채소 매장에서는 ‘끝장상품존’을 운영하며,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춘다. 끝장상품은 연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채소를 선정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MD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일반 상품과 비교해 약 2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천호점 데일리 밀 솔루션 코너 모습. /사진제공=롯데마트
이미지 확대보기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천호점은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오픈하는 점포로,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 되는 매장이다”며 “마트와 슈퍼 사업부 통합,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전환 등 그동안 지속해온 롯데마트의 성장 전략과 더불어 마트와 슈퍼의 외연 확장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2020년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며 회사의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져왔다. 2019년 125개에 달하던 점포 중 비효율 점포를 폐점하며 2024년 12월 기준 110개점까지 축소하는 한편, 2021년부터 약 30개점의 리뉴얼을 진행하며 기존 매장의 쇼핑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
지난 2023년부터 롯데슈퍼와 사업부 통합을 진행, 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를 창출 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상품 조달 업무의 통합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그로서리 전문점의 기틀을 마련했고 영업이익 개선에도 공헌했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업계 최초로 매장의 90%를 먹거리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라는 새로운 포멧의 매장을 선보이며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라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롯데마트는 올해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 신사업과 오프라인 매장 외연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천호점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롯데마트 구리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롯데슈퍼는 가맹점 확대에 주력한다. 향후에도 철저한 상권과 시장 트렌드 분석을 바탕으로, 마트와 슈퍼라는 채널의 구분없이 상권별 최적화된 포멧으로 신규 출점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