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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격' 송호섭의 bhc, 새 이름 걸맞은 ‘외식왕’ 다지기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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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1-16 09:19 최종수정 : 2025-01-16 09:43

bhc그룹, 지난해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사명 변경
앱 기능 강화·출점 다변화·소통 리더십으로 리브랜딩
아시아 넘어 북미서 K치킨 전파…글로벌 외식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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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 대표가 9일 열린 '2024 bhc 프랜차이즈 어워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 대표가 9일 열린 '2024 bhc 프랜차이즈 어워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다이닝브랜즈그룹 송호섭 대표가 취임 1년여를 지나면서 리브랜딩으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bhc치킨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길을 돌려 매장 확대에 나섰고, 아웃백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벗어나 친구나 연인을 위한 메뉴 구성을 꾸렸다. 아울러 회사 내부적으로는 가맹점주나 직원과의 소통에도 힘쓰는 등 송호섭 대표가 ‘외식왕’ 초석을 다지고 있다.

bhc그룹은 앞서 지난해 8월 사명을 ‘다이닝브랜즈그룹’로 변경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현재 bhc치킨과 아웃백, 창고43, 슈퍼두퍼 등 7개의 브랜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각각 따로 운영해 오던 브랜드 법인을 하나로 통합했다. 브랜드별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법률문제나 계약 체결, 서류 관리, 직인, 인장 관리 등 행정적 불편도 줄이게 됐다. 기존 bhc 사명이 치킨 가맹사업에 국한된다는 이미지를 개선해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한 만큼 다이닝브랜즈그룹은 브랜드 간 경영 효율화와 시너지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bhc그룹의 모태인 bhc치킨은 지난 2013년 6월 BBQ치킨으로부터 계열 분리했다. BBQ치킨이 미국계 사모펀드인 더로하튼그룹(TRG)에 bhc치킨을 매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 출신 인사였던 박현종 전 bhc그룹 대표는 BBQ치킨에서 근무하다 매각 과정에서 bhc치킨 전문경영인(CEO)으로 합류했다. 이때부터 BBQ치킨과 bhc치킨은 공급망 문제를 놓고 10년 넘게 공방을 치렀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한우 브랜드 ‘창고43’과 2016년 순대국 브랜드 ‘큰맘할매순대국’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그는 2018년 11월 bhc그룹 경영권 인수에 나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엘리베이션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를 조직했다. 이후 2021년에는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을 전격 인수하면서 bhc는 종합 외식기업으로 커나갔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BBQ치킨의 오랜 갈등이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고, 2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본사와 가맹점주의 마찰도 확산됐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 2023년 11월 박 전 대표와 경영진을 해임한 이유다. GGS는 bhc그룹(현 다이닝브랜즈그룹) 지분 100%를 보유했다. MBK파트너스와 기관 투자사들은 GGS 지분 90% 이상을 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약 8%대 지분을 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물러간 자리에 bhc는 스타벅스코리아를 연 매출 2조클럽에 입성시킨 송호섭 대표를 앉혔다. 송 대표로선 일련의 사건들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송 대표는 크게 앱 기능 개선과 출점 다변화 전략, 가맹점주와 직원 등과 소통 강화에 힘을 줬다. 먼저 bhc치킨은 자사 앱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선보였고, 판촉 행사 관련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이를 환급해 주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2년 가맹사업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bhc치킨은 가맹점주 70% 이상 동의를 받지 못한 15건의 프로모션에 자진 시정조치를 내렸다. 휴·폐점 가맹점주를 포함해 총 4억7000만 원을 전액 돌려줬다.

bhc치킨 측은 “프로모션 특성상 갑작스러운 행사 변경이나 추가, 기간 연장 등이 발생해 사전에 충분한 고지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bhc치킨은 2024년 10월 스테디셀러 메뉴인 ‘뿌링클’ 10주년을 맞아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뿌링클 새 모델인 탁구 스타 신유빈 선수와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펼쳤다. 뿌링클을 10년 전 가격인 1만7000원으로 판매, 주문 건수가 전월 대비 34배나 오르는 등 효과를 봤다. 이외에도 bhc치킨 전 메뉴 원육을 국내산으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신메뉴로 ‘쏘마치’와 ‘핫골드킹’, ‘동글락바삭치킨’ 등 다양한 맛도 선사했다.

아웃백은 지난해 3월 ‘부메랑’ 앱 개편을 추진했다. 주문, 배달, 예약 등 채널별로 다원화한 기능을 앱 한곳에서 볼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앱 디자인도 직관적으로 개선했고, ‘간편 매장 예약 서비스’나 ‘매장 원격 줄서기(웨이팅)’, ‘선물하기’ 기능도 추가했다. 이후 아웃백 앱 회원 수는 400만 명을 넘겼다.

송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기존 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 그치지 않고 대만·태국·인도네시아까지 매장을 내 아시아권 K치킨 전파에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지역에 신규 출점하면서 서구권으로도 확장했다. bhc치킨 해외 매장 현황은 2023년 10곳에서 2024년 27곳으로 규모를 키웠다. 같은 기간 국내 매장은 2023년 2271곳에서 2024년 2212곳으로 감소했다.

bhc치킨 측은 “국내에선 무리한 출점보다는 매장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전략을 틀었다”고 했다.

아웃백은 지난해 4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캐주얼 레스토랑 콘셉트로 전면 리뉴얼했다. 가족 단위 손님은 물론 친구나 연인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메뉴 구성을 1인이나 2인 중량으로 가볍게 구성했다. 최근에는 미국 아웃백 본사의 연구개발(R&D) 총괄 셰프 에프렘 커틀러가 방한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도 논의했다. 아웃백은 또 매장을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으로 이동해 접근성을 강화한다거나 고객이 주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매장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등 리로케이션 전략을 펼쳤다. 국내 매장 수도 2023년 92개에서 2024년 96개로 늘렸다.

송 대표는 bhc치킨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가맹점주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소통 리더십을 보여줬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전국 가맹점 순회 간담회’를 택한 것. 대전·충청 지역을 시작으로 수도권과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호남, 강원, 제주 지역을 차례로 돌아보기로 한 간담회는 3·6·9·12월, 분기별 1회씩 정례화했다. 송 대표는 전 간담회 모두 참석했으며, 안건도 가맹점주들이 제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본사 프로모션 쿠폰 및 수수료 문제와 매장 운영 효율화를 위한 튀김로봇 ‘튀봇’ 도입 등에 대해 가맹점주들과 머리를 맞댔다. 본사와 가맹점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율분쟁조정위원회’도 발족했다.

특히 송 대표는 가맹점주들의 상조 서비스를 새로 마련했고, 가맹점주와 배우자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상생 보폭을 키워나갔다. bhc치킨은 지난 한 해 가맹점주 무료 건강검진을 총 1005명 지원했고, 총 126회의 상조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아가 겨울철 15억 원 상당의 패딩 점퍼를 전국 모든 가맹점에 무상 지원해 온기를 전달했다.

창고43 관련해서는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구이 마스터쉽’을 확대했다. 창고43 브랜드 특성상 한우에 특화된 만큼 한우구이에 대한 전문성을 직원들에게 교육하기 위함이다. 이론과 실무 등 종합적인 평가를 거친다. 서비스 매뉴얼과 고객 응대, 구이 기술 등이 다뤄진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전국 120명 직원 중 71명이 평가에 합격했다.

1970년생 송호섭 대표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을 나온 유학파다. 그는 1993년 나이키 코리아와 로레알 코리아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또한, 이들 브랜드의 국내 진출을 도왔던 인물이다. 송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직을 역임하면서 연 매출 2조를 일궈냈다.

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 대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맹점과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국내 1등에서 벗어나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성장하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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